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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26일 현재 11승 2패, 승점 32점으로 V-리그 남자부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모든 팀들이 이번 시즌이야말로 가빈이 빠진 삼성화재와 해볼만 하다고 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이번에도 선두는 삼성화재다.
강팀의 조건 중 하나는 연패가 없는 것이다. 삼성화재도 연패가 없다. 13경기에서 단 2패만 당했으니 연패가 있기 힘들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성탄절에 대한항공과의 경기를 마친 뒤 연패가 없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감독 성질이 안 좋아서 그렇다"고 웃으며 농담을 던졌지만, 곧바로 진짜 비결을 공개했다.
신 감독은 "우리는 어느 팀보다 훈련을 많이 하고, 팀웍을 강조한다. 그런 부분에서 흐트러지는 선수는 질책을 많이 한다. 배구 기술은 마음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에, 팀의 분위기와 헌신하는 자세를 강조한다. 흐트려졌을 때 다시 응집되는 것이 다른 팀보다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이어서 다시 한 번 팀웍을 강조했다. "팀웍은 어느 팀에도 뒤지고 싶지 않다"는 신 감독은 "우리 팀은 드래프트 하위 선수들이 많이 오다 보니 개인 기량은 부족한 편인데, 그래서 훈련을 강하게 한다. 몸이 편하면 팀웍이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했다.
신 감독은 경기가 있는 날에도 체력이 소모되지 않은 선수들은 훈련에 참여케 한다. "경기가 끝나고 들어가도 시합에 못 들어간 선수들은 훈련에 들어간다. 그리고 (석)진욱이, (여)오현이, (고)희진이 같은 고참 선수들이 분위기를 잡아 준다. 선배들이 헌신적으로, 어떻게 보면 후배들 비위도 맞춰 주면서 팀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 신 감독의 설명이다.
신 감독의 말만 들어보면 모든 것이 감독 지시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신 감독의 사위이자 팀의 주전 라이트 공격수인 박철우가 말하는 삼성화재의 훈련 분위기는 매우 자발적이다.
박철우는 소속팀의 훈련과 관련해 "젊은 선수들은 형들의 자리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형들도 이끌어준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스스로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하나부터 열까지 신치용 감독이 이끈다는 일반적인 시각을 뒤집는 말이다.
신 감독과 박철우의 말을 조합해보면 삼성화재의 강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팀을 오래 맡은 감독이 장기간 동안 마련한 토대 위에서 고참 선수들이 모범을 보이며 분위기를 조성하고, 젊은 선수들도 타의가 아닌 자발적인 강훈련을 통해 자연스럽게 선의의 경쟁 구조가 발생하는 선순환을 이루고 있는 것이 지금의 삼성화재다. 그야말로 강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신치용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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