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환경적응이 중요하다.
위기의식이 팽배한 WBC 대표팀. 착실한 대회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부 멤버 교체로 내부적인 결속이 필요하고, 대회서 만날 상대분석 및 전략 마련에 고심할 때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필요한 일이 있다. WBC 대회만의 환경적응도다. 야구는 원래 환경 적응의 스포츠다. 이번 대회서도 WBC 공인구, 대회 장소만의 특성 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 롤링스 공인구, 많이 잡고 던지고 받는 수밖에
3회 대회 공인구는 2회 대회와 마찬가지로 롤링스사의 제품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선 쓰이지 않는 공이다. 이 공의 특징은 실밥이 도드라지지 않고 표면이 미끄럽다는 것이다. 투수 입장에서 실밥을 채서 구사하는 슬라이더, 커브 등의 변화구 구사가 힘들 수 있다. 야수들도 공을 받은 뒤 송구를 위해 그립을 쥘 때 자칫하면 손에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펑고를 많이 받아봐야 한다.
대표팀 선수들은 내년 1월 롤링스 공인구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단체훈련 소집 이전 소속팀 스프링캠프에서 적응을 시작하는 것이다. 2회 대회서 이 공인구를 사용해본 선수들도 4년만의 사용이라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WBC를 처음으로 뛰는 선수들은 두말할 게 없다. 최대한 많이 쳐보고, 던져보고, 받아보는 수밖에 없다. 때로는 작은 차이가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게 야구다. 사실 공인구에 새롭게 적응할 필요가 없는 메이저리거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 대만-일본-미국 현지적응은
대회가 열리는 현지 구장 적응도 중요하다. 1라운드가 열리는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과 2라운드가 열리는 일본 도쿄돔은 대표팀 경력이 있는 선수들에겐 낯선 구장이 아니다.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선 베이징올림픽 예선, 최종예선과 2011년 아시아시리즈가 열렸다. 도쿄돔은 1~2회 대회 1라운드와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아시리즈 등 아시아 단위 국제대회가 열렸던 단골 장소다. 그래도 자주 경기를 하지 않는 만큼 적응이 필요하다.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선 과거 마운드 높이가 약간 높다는 반응이 있었다. 한국도 몇 년전 마운드 높이를 약간 높게 조정했으나 현지에선 국내 어느 구장보다 높았다는 평가였다. 투수에게 유리해지는 가운데 타자들이 고전할 수 있다. 길이는 좌우 100m, 가운데 120m다. 도쿄돔은 단연 실내 압축된 공기 속 타구가 멀리 잘 날아간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명 에어 돔이다. 2라운드에 진출할 경우 투수들의 공인구 적응과 장타 조심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좌우 100m, 가운데 122m, 펜스 높이 4m다.
대망의 준결승전,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어떻게 될까. 샌프란시스코의 홈인 AT&T 파크에서 경기를 한다. 팬들에겐 유명한 구장이지만, 선수들이 뛰기엔 생소한 구장이다. 우측 담장 뒤에 맥코비만이 붙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배리 본즈가 우측 장외홈런을 쳤을 때 열성 팬들이 보트를 타고 다니며 공을 줍곤 했다. 좌측 102m, 가운데 123m로 평범하지만, 우측은 94m로 짧다. 우중간이 좌중간보다 넓어 중견수와 우익수의 수비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왼손타자에게 유리한 구조는 아니다. AT&T파크는 때로는 우측 바다에서 구장 쪽으로 해풍이 분다. 또 우측담장 높이가 7.62m로 좌측담장 2.78m에 비해 현저하게 높아 오히려 홈런이 나오기가 힘들다. 잔디는 일반적인 천연잔디인데, 국내보단 잘 깎여 있어 타구의 속도는 빠른 편이다. 정교한 타격이 필요하다.
대표팀은 2월 11일 소집돼 12일 대만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한다. 3월 2일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첫 경기를 2주 남겨놓고 공인구와 현지 적응을 모두 마쳐야 한다. 어느 정도는 임기응변도 필요하다. 특히 공인구는 1월 팀 훈련에서 미리 적응해둬야 한다. 기본적으로 주위 환경 특성을 인지한 뒤 그에 맞는 계산된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 대회 진행에 적지 않은 변수 사항이다.
[도쿄돔(위), 인터콘티넨탈구장(아래)에서 적응훈련을 하는 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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