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는 대답이 없다.”
국내 최초 독립야구단을 이끄는 고양 원더스 하송 단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하 단장은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코리아나호텔에서 2012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KBO가 2009년 12월부터 퓨처스리그 정식가입을 전제로 창단을 유도했고 퓨처스리그 정식 가입과 함께 100경기 이상 편성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이 없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원더스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 48경기가 편성됐다. 물론 독립야구단이라 정식경기가 아닌 번외 경기 명목이었다. 하 단장은 “최소한 100경기 이상 편성이 돼야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 48경기로는 경기를 하다 쉬다 하기 때문에 경기감각이 떨어졌다. 시즌 중반에 선수들이 맥이 좀 빠졌다”라고 했다.
하 단장은 “원래 독립리그를 창단할 생각은 있었지만, KBO에서도 우리측에 독립구단 창단을 유도했다. 또 KBO도 퓨처스리그 정식 참가를 목적으로 우리와 얘기를 했다. 100경기 이상 치를 수 있다고 시뮬레이션 경기일정을 보여주기도 했다”라고 했다. 하지만, “갑자기 2012년엔 번외 경기로 참가한 뒤 2013년부터 정식 참가를 해라고 했다. 또 예치금 10억을 내라고 했다. 우리도 창단을 할 마음이 있었지만, KBO도 참가 유도를 하는 입장에서 그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부적으로 창단을 유보하기도 했었다”라고 했다.
이는 지난해 여름~가을의 얘기였다. KBO는 원더스와 9월 초 창단 발표 및 MOU 체결을 하려고 했으나 KBO가 원더스에 8월 26일 갑자기 예치금 10억원을 요구했고, 창단 발표 9월 6일엔 100경기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했다. 결국 허민 구단주와 하 단장은 창단 백지화를 통보했으나 KBO의 설득과 내부적인 재논의를 통해 우여곡절 끝 창단 발표를 했고, 올해 퓨처스리그에 참가했다. 예치금은 KBO와 합의해서 10억이 아닌 3억을 냈다고 한다.
여기서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하 단장은 “KBO는 한국야구 발전이 중요한 건지 일본야구 발전이 중요한 건지 잘 모르겠다. 일본 소프트뱅크 3군이 국내에서 번외경기를 치렀는데 아무런 예치금도 받지 않고 경기를 치렀다. 그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했다. 하 단장은 “돈이 중요한 게 아니다. 돈을 이유로 구단 운영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했고 “지난해 KBO로부터 2012년 교류경기 참가 및 2013년 퓨처스리그 정식 참가 문서를 이메일로 받은 게 있다”라며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KBO의 태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하 단장은 “결국 지난 12월 11일에 내년 48경기에 참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라면서 “퓨처스리그 정식 가입이 되지 않고, 100경기 이상 하지 않으면 구단 운영을 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하 단장은 “상무나 경찰청처럼 퓨처스리그에만 참가하는 명목으로 뛰면 그에 상응하는 운영비를 투자할 용의가 있다. 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정식 경기를 100경기 이상 치르는 게 중요하다”라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원더스는 KBO와 대립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하고 싶었던 말을 기자들에게 털어놨다. 이제 KBO의 대답이 궁금하다.
[하송 단장의 프리젠테이션. 사진 =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