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김성근 감독님이 나서겠죠.”
고양 원더스와 KBO(한국야구위원회). 내년 퓨처스리그 정식 참가를 놓고 팽팽한 입장차이가 확인됐다. 원더스는 내년 2월까지 계속 KBO와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했다. 그래도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KBO의 내년 48경기 참가 통보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반면 KBO는 더 이상의 논의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냉정하게 보면 야구계에서 KBO의 입김이 원더스보다 세다. 원더스 하송 단장은 “우리는 약자다”라고 했다. 사실 KBO 입장에선 원더스가 KBO 회원사도 아닌 마당에 독립야구단 운영을 어떤 방식으로 하든 큰 상관은 없다. 하지만, 원더스는 KBO가 자신들의 입장을 좀 더 헤아려주길 원한다. KBO의 도움 없인 원더스 자체의 발전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려는 이유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떠오른다. 원더스는 지난 21일 KBO에 내년 48경기 참가 통보를 받자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26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 자리엔 하송 단장만 나타났다. 사실 현장에선 원더스가 좀 더 야구계에 강력한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다면 김성근 감독이 직접 나타났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원더스는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하 단장은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감독님과 구단주님이 KBO에 서운한 마음이 있다. 원래 이 자리에 김성근 감독님이 참가하려고 했다”라고 털어놓으면서도 “내가 말렸다. 감독님도 야구계에 직접 말 하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라고 했다. 김 감독이 야구계에 인식된 자신 특유의 강한 이미지 때문에 자칫 팀이 손해를 보는 걸 염려하고 있다는 게 하 단장의 설명이었다.
기자간담회 이후 KBO는 꿈쩍하지 않았다. 각 언론사와의 전화통화서 원더스의 입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에 하 단장과 다시 전화 연결을 했다. “이렇게 된 이상 김 감독님이 직접 나설 수도 있을 듯하다. 가만히 계실 분이 아니지 않나”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야구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김 감독이 직접 대화를 시도한다면 KBO도 어느정도 자세가 달라지지 않겠느냐는 계산이다.
원더스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아직 KBO와 2월까지 대화를 시도하겠다는 것 외에 다른 방침을 정한 건 없다. 하 단장은 “설령 KBO가 끝까지 내년 48경기를 고수하더라도 독립야구단 운영을 접을 마음은 전혀 없고 법적 대응도 생각한 적이 없다”라고 했다. 현 시점에선 김 감독의 KBO 설득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과연 김 감독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궁금하다. 그가 실제로 입을 연다면 지난 1년간 독립야구단 감독을 하면서 현장에서 느꼈던 점을 가감없이 털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를 바탕으로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 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이 본격적으로 이 문제에 가세할 경우 KBO도 원더스도 진지하게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는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 해결에는 긍정적이다.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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