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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가 SK의 뒷덜미를 잡을까.
서울 SK가 선두독주체제를 갖췄다. 29일 현재 공동 2위 울산 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에 3경기 앞서있다. 최근 5연승 상승세다. 반면 모비스와 전자랜드는 최근 5경기서 각각 2승 3패와 3승 2패로 다소 주춤하다. 모비스와 전자랜드는 SK의 코트니 심스 영입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이다. 일단 내부적인 정비가 시급하다.
▲ 모비스, 함지훈과 리틀리프 매치업의 고민
모비스는 28일 삼성에 완승하며 3연패를 끊었다. 하지만, 고민이 완벽하게 해결된 건 아니다. 모비스의 근본적인 고민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에게 있다. 그는 평균 13.8점으로 전체 14위다. 하지만, 외국인선수 중에선 9위다. 사실상 1번 용병들 중에선 득점력이 가장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리바운드 장악능력은 수준급이지만, 공격 기술의 다양성은 떨어진다.
문제는 이런 라틀리프를 국내 선수가 막는다는 점이다. 국내 4번 파워포워드들이 수비해도 공격 테크닉이 감당이 된다. 그러면서 5번 외국인선수가 함지훈을 막는다. 함지훈은 패스워크와 풋워크가 동 포지션 KBL 최고수준이지만, 상대적으로 운동능력과 스피드는 떨어진다. 힘과 탄력이 좋은 외국인선수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팀 공격흐름 전체가 막히는 경향이 있다. 3연패 원인이었다.
28일 경기서도 경기 중반 삼성이 함지훈에게 용병 오타디 블랭슨을, 라틀리프에게 유성호를 붙이자 공격에서 시원스럽게 활로를 뚫지는 못했다. 둘 모두 15점으로 평범한 활약을 펼쳤다. 함지훈이 바깥으로 자유자재로 공을 빼줘야 문태영, 양동근 등의 공격도 살아난다. 지금은 원활하지 않다. 유재학 감독은 28일 승리 이후에도 표정이 썩 밝지 않았다. 국내선수와의 매치업서 강한 함지훈이 좀 더 살아나려면 결국 라틀리프의 공격이 폭발해서 함지훈에게 가해지는 프레스가 줄어들어야 한다.
▲ 전자랜드, 스피드와 수비조직력의 고민
전자랜드는 28일 동부에 일격을 당했다.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무너진 것 같지만, 3쿼터 중반 15점 내외로 끌려 다녔다는 점에서 내용도 개운치 않았다. 사실 전자랜드는 장점과 단점이 확실하다. 문태종과 포웰은 이타적인 마인드와 함께 1대1 공격이 뛰어나다. 반대로 1대1 수비력은 떨어진다. 두 사람이 4쿼터 승부처에서 공격을 위해 긴 시간 뛸 경우 그만큼 승부처에서 수비적인 손해를 봐야 한다. 스피드도 약간 떨어진다.
동부는 경기 후반 빠른 공수전환으로 효과를 봤다. 또 전자랜드의 세부적인 수비약점을 잘 공략했다. 경기종료 5초 전 포웰에게 역전 중거리슛을 맞고도 마지막 공격에서 이광재의 노마크 결승 레이업이 성공한 건 순간적으로 전자랜드 수비진의 호흡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자랜드는 마지막에 문태종을 뺐지만, 선수들이 공격수를 바꿔 막고 도움수비를 들어가는 과정에서 동선이 어긋나고 말았다. 전자랜드는 78.3득점으로 리그 1위다. 대신 73.9실점으로 67.5실점, 69.1실점의 SK와 모비스에 비해 수비가 약하다.
▲ 내부적인 정비 되면 SK 추격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모비스와 전자랜드가 이대로 SK의 독주를 넋 놓고 지켜볼 것이란 전망을 하긴 어렵다. 두 팀은 SK도 두려워할 강점이 있다. 모비스는 골밑 매치업상의 문제만 해결될 경우 조직적인 부분에서 SK에 우세를 점할 수 있다. 특정 선수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상대의 공략 포인트가 마땅하지 않다. 박종천, 천대현, 박구영, 노경석 등 식스맨들의 한 방도 위협적인 부분이다.
전자랜드는 두 말할 것 없이 포웰과 문태종에서 파생되는 위력적인 공격과 강혁의 노련한 경기운영이다. 높이, 스피드 자체는 SK에 비해 뒤쳐지지만 승부처에서의 노련미와 외곽에서의 한 방은 SK에 비교우세다. 승부처에서 포웰과 문태종이 동시에 투입되더라도 수비가 흔들리지 않는 게 관건이다. 또 주태수와 이현호가 투입될 때 리바운드에서 SK에 대등한 승부를 해줘야 한다.
만년 하위권이었던 SK의 선두독주는 흥미롭다 못해 신선하다. 하지만, 모비스와 전자랜드가 좀 더 힘을 내줘서 SK를 견제해야 더욱 선두경쟁이 흥미로워질 수 있다. 3경기 차.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은 격차다. 시즌 중반이지만, 3경기서 더욱 벌어질 경우 SK 추격이 쉽지 않다. 모비스와 전자랜드로선 지금이 중대 고비다. 여기서 SK를 추격하지 못하면 SK의 선두독주체제는 가속화될 것이다.
[위더스의 슛(위), 모비스-전자랜드의 볼 다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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