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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본인이 팀에 녹으려는 생각을 한다.”
서울 SK 문경은 감독은 코트니 심스의 영입으로 한결 편안한 모습이었다. 29일 고양체육관. 5연승을 달리며 2위 그룹을 3경기 차로 밀어낸 SK가 3연승으로 조금씩 반등하기 시작한 고양 오리온스를 만났다. 경기 전 만난 문 감독은 “선수들이 부상 당하지 말고 꾸준히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심스 영입으로 부족한 2%가 메워진 SK. 문 감독의 바람은 당연하다.
26일 트레이드로 SK에 입단한 심스. 그는 그날 밤 부랴부랴 짐을 싸왔다. 27일 KGC전서는 단 6분 출전해 6점을 올리며 신고식을 마쳤다. 문 감독은 “전날 밤에 왔다. 팀 분위기를 느꼈을 것이다”라고 했다. 실질적인 데뷔전은 이날 경기나 마찬가지였다. 문 감독은 대놓고 그를 선발 출전시켰다. 오리온스에도 수준급 외국인선수 리온 윌리엄스가 버티고 있고, 장신 용병 스캇 메리트도 있다. 심스로선 결코 만만찮은 매치업 상대는 아니었다.
문 감독은 심스의 선발 투입으로 에런 헤인즈의 체력을 아끼면서 앞으로 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계산을 하는 듯했다. 문 감독은 “심스가 영입되면서 우리팀 컬러가 바뀌는 건 아니다. 알렉산더가 투입됐을 때 경기력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런 걸 만회할 수 있다. 공수에서 심스가 나은 건 확실하다”라고 했다.
심스는 문 감독의 기대대로 경기 초반 맹활약을 했다. 골밑에서 공을 받은 뒤 확실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메리트를 상대로 연이어 1대 1 득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오래가진 못했다. 2쿼터에 끌려가는 경기를 하자 문 감독은 곧바로 헤인즈를 투입했고, 심스의 활용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단 13분 출전에 그쳤다. 아무래도 박빙 상황에선 팀에 좀 더 적응된 헤인즈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심스는 이날 11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팀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무난한 모습이었다.
문 감독은 기록보다도 심스의 자세를 높게 평가했다. “심스가 1라운드 1순위이고 헤인즈가 1라운드 5순위였다. 1순위가 2번 용병으로 들어오면서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는데 심스가 개인성적보다 팀에 녹아야 판다는 생각을 먼저 하더라. 국내 선수들도 심스와 연습을 하면서 기운도 넣어주고 있다”라고 했다. 심스가 이타적인 마인드로 나온다면 팀 적응은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모든 걸 해결해야 했던 KCC시절보다 농구하기가 어떻게 보면 더 편하다.
SK는 이날 종료 2분 여전 10여점 뒤졌으나 이후 믿을 수 없는 거짓맡 같은 역전을 일궈냈다. 박상오와 변기훈, 김선형 등의 외곽슛이 폭발했다. 상대적으로 오리온스가 방심했고, 판정에 흥분하며 흐름을 넘겨준 탓이 컸다. 그럼에도 SK가 끝까지 상대 빈틈을 놓치지 않고 1분 여만에 10점을 따라잡은 뒤 연장전서 완승을 따낸 것 자체가 실력이다. 예전 패배의식이 짙을 땐 도저히 상상할 수 없던 장면이었다.
이제 과제는 무엇일까. 심스만 녹아들면 된다. 문 감독은 “용병은 믿음이다. 국내선수들이 용병에게 믿음을 보내주는 게 중요하다. 심스와 함께 나머지 4명의 선수가 어떻게 플레이를 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코트에서의 움직임과 팀을 위해 희생하는 자세 등이 더해지면 더할 나위가 없다는 설명. 심스가 SK에 완벽하게 녹는다면 SK의 선두질주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SK 입장에선 복덩이를 안은 게 분명하다.
[몸을 푸는 심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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