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11점을 뒤집었다. 그것도 경기 종료 2~3분여전.
29일 고양체육관. 경기 종료 2분 40초를 남긴 가운데 오리온스가 11점을 앞섰다. 2분 40여초 전. SK는 윌리엄스의 자유투 외엔 필드골을 내주지 않았다. 대신 전면강압수비와 번개 같은 외곽공격을 내세웠다. 김선형이 진두 지휘했다. 오리온스가 순간적으로 방심한 틈을 타서 연이어 3점포와 돌파로 득점을 만들었다. 당황한 오리온스는 턴오버를 연발했다.
승부는 박상오가 4.5초 전 극적으로 3점포를 넣으며 연장전으로 갔다. 그때 이미 승자는 SK였다. 오리온스는 더 이상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얼었다. 홈인데도 말이다. 반면 SK는 물 만난 고기마냥 파닥 거렸다. 김선형의 재치 있는 돌파와 패스아웃, 변기훈, 박상오 등의 3점포 등으로 연장전서 화끈하게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69-80까지 뒤지던 SK는 82-82로 연장전에 돌입한 뒤 91-86으로 믿을 수 없는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주위에선 마치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결승전을 본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래서 농구는 끝날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 SK가 이런 뒷심을 보여줄 정도로 성장했다. 이제 진짜 강팀이다. 경기 막판 맹활약을 펼친 김선형은 “솔직히 마지막에 포기를 했었는데 몇번 연속 득점이 들어가면서 마음을 비우고 적극적으로 했다”라고 털어놨다.
문경은 감독은 “항상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5초, 7초면 공격을 성공할 수 있는 스피드가 있다. 상대 턴오버 유발해서 공격권을 가져오면 6~10점은 1~2분이면 추격 가능하다수비 멤버를 빠른 선수로 바꾸면서 맨투맨으로 바꿨는데 턴오버 유발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선수들에게 칭찬해주려고 한다”라고 했다.
문 감독의 SK가 2012년 마지막 경기서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드라마틱한 승리였다. 6연승으로 선두 질주도 이어갔다. 그는 “선수들에게 고맙다. 준비한 사람한테 운이 온다는 걸 느낀 한해다. 남들의 두배로 준비를 했다. 신인 선발, 박상오, 김동우의 영입, 심스까지. 내년에도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문 감독은 “계속 2012년이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매년 하위권에서 머물던 SK가 드디어 강호로 탈바꿈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사실 경기내용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마지막에 그런 모습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강해진 것 같다”라고 했다. 이런 경기를 치르면서 문 감독은 확신이 선 듯했다. SK가 11점 뒤집기를 통해 왜 강호인지 여실히 증명이 됐다. 그들의 2012년은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다.
[문경은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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