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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잭 리처'의 초반에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듯한 한 남자의 총기난사 사고가 등장한다. 마침 이 영화의 시사회 전날인 지난달 14일(현지시각) 미국 코네티컷 주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고가 일어났다. 영화는 희생자 다수가 발생한 이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측면이 있었다.
10일 '잭 리처'로 12년 만에 연출로 복귀한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당시 영화 시사회는 당연히 취소할 수 밖에 없었는데 영화가 어떤 주제를 담고 있어도 시사회 자체가 '축하'의 의미를 담고 있기에, 당시에는 축하할 분위기는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또 맥쿼리 감독은 미국 전역을 들끓게 만든 총기 소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민감한 이슈"라며 "국가적인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의 문제인데, 미국 헌법에는 총기 소유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고 있지만,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문제"라며 애매한 입장을 전했다.
맥쿼리 감독은 "개인적인 자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며 "개인의 자유이고 권리의 문제이지만 책임이 따르는 문제"라고 정리했다. 그는 "인간은 원래 선한 사람이라고 믿고 싶다. 다시 말해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할 자유는 있고, 다만 책임을 지면 된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것은 꼭 그렇지만은 않구나 싶긴 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맥쿼리 감독은 "답변 드리기는 했지만 답변 드리기가 불가능한 질문이었다"고 마무리 했다.
또 그는 "영화인의 입장에서"라고 단서한 뒤 "영화 제작자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폭력 장면에 책임을 지는 것인데 제가 만든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폭력을 보여주되, 즐기지 않고 숭상하지 않는다. 폭력에는 안 좋은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라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밖에는 폭력을 묘사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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