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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낙담은 이르다.
WBC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15일 출정식서 앓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선수들 역시 태극마크를 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하지만, 1~2회 대회서 감독을 역임했던 김인식 기술위원장은 “확실히 약하다”라고 분석했다. 류현진-김광현-봉중근이 빠진 왼손 투수진과 국제무대서 검증이 되지 않은 불펜 투수들이 조금 약한 느낌이라고 한 것.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미국과 캐나다, 도미니카 공화국 등의 WBC 준비가 심상찮다. 연일 빅리거들의 합류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반대로 한국과 일본은 메이저리거가 1명도 합류하지 않았고, 대만도 주요 선수들이 빠지는 분위기. 1~2회 대회서 한국과 일본이 해외파를 합류시키며 전력을 끌어올릴 때 미국, 도미니카 등은 일부 빅리거들의 합류를 놓고 설왕설래를 하면서 결과적으로 전력을 극대화시키지 못했다는 걸 감안하면 이번엔 사뭇 다른 풍경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미국, 캐나다, 도미니카 공화국,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이 우승을 노린다는 구체적인 현지 보도는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최근 ESPN은 지난 15일 설문조사에서 미국인의 62%가 WBC를 관람할 계획이 없다는 투표 중간 결과를 보도하기도 했다. 준결승전과 결승전이 열릴 미국에선 여전히 열기가 낮다. 이래저래 100% 집중력을 끌어올려 대회를 준비할 분위기가 돼 있지 않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객관적인 전력은 약하지만,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단의 투지는 대단하다. 류중일 감독은 “국민 모두가 주목하는 대회다. 개인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애국심과 한국 특유의 선후배간 팀워크가 조화된다면 지난 대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3월에는 박수소리와 심장소리로 대한민국을 뜨겁게 만들어 보겠다”라고 했고, 이승엽도 "태극마크를 단다는 건 나라를 대표해서 가는 것이다. 가슴이 뛰고 빨리 경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했다.
단순히 말로만 거창한 각오를 쏟아낸 건 아니다. 한국은 2월 12일부터 대만 자이현에서 합숙훈련을 시작한다. 3월 초에 대표팀이 소집되는 미국보다 20일 정도 빨리 합숙훈련을 시작한다. KBO도 곧 각 팀에 WBC에서 쓰일 공인구를 지급해 대표팀 선수들의 적응을 돕기로 했다. 실질적인 준비도 차분하게 진행 중인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미 강훈련을 예고했다. 어차피 합숙훈련이 치러지는 시기엔 소속팀 스프링캠프서도 연습경기를 통해 시즌 실전 모드로 들어가고, 훈련양도 많기 때문에 그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강하게 훈련을 시켜 선수들의 활용 방법을 찾고, 긴장감도 끌어올려 전력을 극대화해 약점을 최대한 보완할 생각이다. 선수들은 3월 2일 오후 8시 30분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B조 예선 첫 경기에 컨디션을 맞출 예정이다.
낙담은 이르다. 류 감독은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국내파 선수들도 충분히 강하다”라는 말로 목표를 우승에 정조준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서 어떻게든 국내 리그의 경쟁력을 확인할 전망이다. 역대 최약체급이라는 지적에도 뚜벅뚜벅 앞만 바라보고 나아가겠다는 류중일호의 WBC 항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WBC 출정식을 갖는 대표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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