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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한 경기만으로 모든 걸 판단할 순 없다. 하지만 ‘지구특공대’ 지동원(22)과 구자철(24)이 뒤셀도르프전서 보여준 활약은 꽤 인상적이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강등권인 17위로 후반기를 시작한 아우크스부르크는 21일(한국시간) 치른 2012-13시즌 18라운드 뒤셀도르프 원정에서 3-2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결과적으로 승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선수는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두 차례나 놓치지 않은 묄더스였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 공격 전체에 활기를 불어 넣은 건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른 지동원과 지난 해 이미 임대의 전설을 썼던 구자철이었다.
마르쿠스 바인지를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지동원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했다. 그리고 구자철은 오른쪽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두 선수 모두 낯선 포지션은 아니었다. 지동원과 구자철은 2011년 아시안컵에서 최전방 원톱과 처진 공격수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위치는 다소 달라졌지만 움직임은 더 효과적이었다.
지동원은 묄더스 밑에서 자유롭게 움직였다. 기본적으로 중앙에 포진했지만 공격시에는 좌측으로 빠지며 상대 수비수를 흔들었다. 실제로 뒤셀도르프는 지동원을 막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상대 미드필더와 4백 사이에서 지동원은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몇 차례 위협적인 대포알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다. 오른쪽에 위치한 구자철은 측면 돌파보다 볼을 소유하고 경기를 조율하는데 중점을 뒀다. 볼을 치고 뛰는 것보다 중앙으로 패스를 연결한 뒤 상대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두 번째 골 장면에서도 구자철은 반대쪽에서 볼이 전개되자 박스 안으로 침투해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뒤셀도르프의 골문을 열었다. 어려운 각도에서 때린 슈팅도 대단했지만 볼의 궤적을 예측하고 자리를 잡는 움직임도 뛰어났다.
이번에 승리를 거둔 뒤셀도르프도 전반기 첫 번째 맞대결에선 0-2로 졌었다. 그것도 홈에서 당한 완패였다. 당시와 비교해 아우크스부르크 공격진은 크게 달라졌다. 반체, 무소나가 빠지고 묄더스, 지동원이 자리했다. 무엇보다 크게 달라진 점은 ‘지구특공대’의 합류로 아우크스부르크가 공격시 측면을 보다 폭넓게 활용한다는 점이다. 지난 해 치른 뒤셀도르프전에서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은 다소 중앙에 집중된 모습을 보였다. 대신 좌우 풀백이 전진해 측면 공격을 메웠지만 그로인해 수비에 많은 공간을 내줬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동원이 중앙에서 왼쪽으로 빠지며 베르너와 함께 좌측에 힘을 더했고, 구자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좌우 측면의 균형을 맞췄다. 전체적인 포메이션이 골고루 폭넓게 배치되면서 아우크스부르크의 압박도 더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지동원의 넘치는 에너지도 큰 힘이 됐다. 지동원은 다소 소극적이었던 선덜랜드 시절과는 달리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상대와의 일대일 대결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공격지역에서 무려 6차례나 돌파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아우크스부르크는 승점12점을 기록하며 강등권 탈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여전히 15위 뉘른베르크(승점21점)와는 9점 차이지만, 2부리그 3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16위 호펜하임과는 불과 1점 차이다. 지구특공대를 장착한 아우크스부르크에겐 결코 불가능한 미션이 아니다.
[지구특공대.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분데스리가 홈페이지, 후스코어드닷컴 캡쳐]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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