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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여전히 개그맨 유재석과 배우 김원희의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MBC '토크클럽 배우들'(이하 '배우들')이다.
21일 밤 방송된 '배우들' 2회에서는 첫 주와 마찬가지로 게스트 없이 MC를 맡은 배우들이 털어놓는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졌다. 초반 시청자의 즉석 질문에 MC들이 답하는 '응답하라 배우들' 코너에서는 "배우들이 바라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 파트너는?", "자신이 생각하는 미모 후계자는?" 등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뤄졌다.
'엄마'라는 토크 주제가 던져진 중반 이후에는 배우 신소율이 고백한 소속사 사기와 그로인해 집을 담보로 위약금을 마련하게 된 사연, 박철민이 털어놓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 등이 전파를 탔다.
배우들의 의욕은 넘쳤지만, 여전히 토크는 어수선했다. 배우 황신혜, 심혜진, 송선미, 예지원, 고수희, 고은아, 신소율, 민지, 박철민, 가수 존박까지 10명의 MC를 보유한 프로그램이지만 누군가 에피소드를 털어놨을 때 그 이야기를 웃음 혹은 감동으로 더 전개시킬 수 있는 진행자는 없었다.
이야기마다 정리는 "힘들었겠구나", "어려웠으니 넌 더 잘 될거야" 정도의 덕담으로 마무리될 뿐이었다. '엄마'라는 주제어의 얕은 고리로 이어질 뿐 각각의 에피소드는 별개의 이야기처럼 뚝뚝 끊겼다. 또 프로그램이 내걸고 있는 '영화 전문 토크쇼'라는 콘셉트의 취지를 발견할 수 있는 곳도 가끔씩 등장하는 패러디 영화 포스터를 통해서 밖에 없었다.
지난 14일 첫 방송 후 '배우들'에게 요구된 과제는 MC들 간에 남아있는 어색한 분위기의 해소였다. 이제 2주차를 마친 '배우들'에 새롭게 제기된 과제는 진행이다. 문제는 진행능력이 하루 아침에 성장하길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데 있다. 더구나 '배우들' 속 MC 10인 대부분은 각자가 예능프로그램에 적응하기도 바쁜 예능신인들이다.
물론 이런 평가가 2주차를 맞은 프로그램에 가혹한 것일 수 있고, 전작인 MBC '놀러와'의 폐지가 '배우들' 탓도 아니다. 하지만 '놀러와'에 대한 기억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시청자에게 '배우들'의 암묵적인 비교 대상은 늘 '놀러와'일 수밖에 없고, '놀러와'의 MC는 국내 최정상급 호흡을 자랑했던 유재석과 김원희였다.
22일 MBC는 '배우들'에 방송인 정준하의 투입을 알렸다. 공개된 3회 예고편 속에서 모습을 비춘 정준하는 여배우들과 함께 교복을 입고 등장해 학창시절의 추억담을 얘기했다. 정준하는 MBC '무한도전'과 케이블채널 Y-STAR '식신로드' 등 집단MC 포맷의 프로그램에서 다수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예능인이다. 이런 정준하의 투입이 웃음도, 색깔도, 리더도 부족한 이 프로그램에 신의 한수가 될 수 있을 지 시선이 쏠린다.
여러모로 '배우들'이 만들어가야 할 것은 많고, 최근 다수의 MBC 프로그램이 그랬듯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아 보인다.
[MBC '토크클럽 배우들'. 사진 = M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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