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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자신있게 하면 될 거에요.”
LA 다저스 류현진이 2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LA로 출국했다. 기자들과의 출국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당당한 모습과 밝은 웃음을 보였던 류현진은 대표팀 얘기가 나오자 신중한 태도였다. 다저스맨이기 이전에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내달 소집되는 WBC 대표팀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 등이 섞여 있었다.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기술위원회는 사실 류현진의 WBC 대표팀 합류를 목 놓아 기다리고 있었다. 입단 협상 기간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류현진은 WBC에 나가지 않는다”라고 했지만, 어쨌든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기에 일말의 희망을 걸었던 게 사실이다. 그가 다저스 입단 계약을 맺은 뒤에서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대표팀 합류를 타진했었다. 사실 1~2회 대회에 비해 이번 대표팀의 마운드 높이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류현진은 에이전트와 뜻을 같이 했다. 류현진의 자리는 다른 투수들로 대체됐다. 류현진으로선 메이저리그 첫 시즌에 팀 적응과 자신의 생존을 위해 대표팀 전지훈련에 도저히 참여할 수 없었다. 여론도 베이징올림픽, 2회 WBC,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충분히 국가를 위해 봉사한 그를 놓아주자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렇지만, 류현진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그는 “사실 WBC가 내년에 열렸다면 무조건 대표팀에 합류했을 것이다. 죄송스럽다”라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내가 그동안 대표팀 에이스도 아니었다”라며 “대표팀은 (윤)석민이 형이 에이스를 맡을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계속해서 “대표팀 선수들이 자신있게 경기에 나서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응원하겠다”라고 밝게 웃었다.
류현진은 WBC 대표팀이 대만에서 전지훈련과 1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지구 반대편 미국 애리조나에서 다저스 선발투수로서의 한 시즌을 열어 제친다. “하던대로 하겠다”라는 그였지만, 체력훈련을 단단히 하고 있고, 분석도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류현진은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다”라고 했는데, 그 마음엔 WBC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미안함이 섞여 있었다. 다저맨이기 앞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한 류현진이었다. 대인배 답다.
[류현진. 사진 = 인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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