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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최정상 아이돌 그룹 JYJ의 김재중이 최근 솔로로 돌아왔다. 장르는 '록'이다.
김재중은 "어릴 적부터 록을 부르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그렇다고 정통 록 마니아같은 느낌은 아니었고 넥스트, 윤도현, 야다, 플라워 선배님들의 노래를 좋아했다"며 록 음악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선배 아이돌 H.O.T 출신 문희준이 록커로 솔로 활동을 했을 때도,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 등이 아이돌이란 이름으로 록밴드로 등장했을 때도 이들을 바라보는 수많은 편견들이 존재했다. 그만큼 마니아 음악, 대중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강한 록 음악을 택하는 것은 그야말로 모험에 가까운 일이었다.
팬덤층이 두텁고 어느 정도 인기가 보장된 아이돌로서 이같은 편견들을 각오하고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할까 싶기도 했지만 그는 첫 솔로 데뷔 앨범에서 숱하게 했던 댄스음악보다는 록 장르로 자신의 음악성을 인정받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이를 위해 김재중은 시나위의 김바다, 칵스, 피아 등 인정받는 록 뮤지션들과 손을 잡아 이번 앨범을 완성했다. 김재중도 아이돌 출신이 록이란 장르로 전향을 했을 때 위험부담이 있다는 걸 알기에 특히 김바다로부터 현실적인 조언들과 디렉팅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제가 안하던 록을 한다고 해서 의기소침해진다면 더 안 좋은 소리를 듣지 않았을까 싶다. 전통 록을 하고 싶었는데 사실 그 선까지 제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 좋은 곡을 보여드릴 자신은 없었다. 나쁜 소리는 항상 듣는다고 생각한다. 안티들도 있을 것이고 정말 객관적으로 질타하시는 분들도 있을테니 이왕 하는거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1월 14일 '외톨이야'로 데뷔한 씨엔블루(정용화 이정신 이종현 강민혁)는 아이돌스러운 멤버들이 록밴드를 한다는 이유로 데뷔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고정관념에 시달린다. 이에 아직도 '외톨이야 밴드'라는 소리마저 나온다.
하지만 이 밴드 역시 편견을 바꾸고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도 뿌리는 '록'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최근 발표한 새 앨범에도 6곡 전곡을 자작곡으로 넣었고 모던 록, 팝 록, 디스코 록 등 다양한 록 장르로 채웠다.
단, 보통 록 밴드의 음악이라 하면 기성세대, 낡은 제도,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저항정신이 먼저 떠오를 테지만 씨엔블루는 멋진 비주얼의 소년 이미지로 무장했다. 비판 정신보단 보다 대중성을 안은 영국풍의 록밴드로서 자신들만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있다.
반면 대중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록을 버린 이들도 있다. 문희준은 H.O.T 해체 후 솔로로 전향해 록 장르를 택했고 이에 거부감을 일으키는 수많은 안티팬들로 인해 힘든 시기도 겪었다. 하지만 최근 발표한 새 앨범에는 록의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문희준은 그간 고수했던 록이 아닌 댄스 및 일렉트로닉, 덥스텝 등의 새 장르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 현 아이돌 못지않은 파워풀한 댄스 퍼포먼스를 과감히 선택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이에 대해 문희준은 "록을 무려 12년간 했다. 정말 긴 시간이었다. 데뷔한지 17년이 됐고 H.O.T로 5년을 제외하며 나머지 2배가 넘는 시간을 싸웠다. 12년간 록이란 한 우물을 팠고 물을 보긴 봤지만 혼자 너무 힘든 싸움이었기 때문에 지친다. 그간 열심히 자기 색을 지켰는데 왜 다시 다른 음악을 해서 쌓아온 것을 없애냐고 걱정 하지만 그것도 두렵지 않다. 춤을 추고 싶단 생각이 늘 있었고 록에 빠졌듯 지금은 새 장르인 덥스텝에 매료됐을 뿐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그는 "이제는 팬들만이 아닌 대중에게 두루 인정받고 사랑받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이유는 조금 달리하지만 박완규 역시 최근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자존심과도 같았던 '로커'라는 수식어를 버렸다.
부활의 리더 김태원의 부름을 받아 기적적으로 가수의 끈을 잡은 박완규는 지난 1년 6개월간 방송을 통해서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숨가쁘게 달렸다. 생활고에 아내와 이혼까지 해야했던 박완규는 이제 단독 콘서트를 열고 자신의 기획사를 설립할 만큼 가수로서 자리를 잡았고 그만큼 챙겨야할 식구들도 늘었다.
그간의 삶의 경험을 통해 박완규는 자신의 뮤지션으로서의 태도 또한 바꾸기로 결심했다. 이는 록커로 독고다이로 살았던 폐쇄된 삶에서 벗어나 조금 더 대중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그의 바람이었다.
이에 그는 지난 2012년 12월 1일 동료가수 김경호의 콘서트 때 게스트로 올라 섰던 무대를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름에 록커 수식어를 버렸다. 이는 자신의 인생 방식에 대한 변화와 함께 다른 후배 가수들을 위한 배려에서 기인했다.
박완규는 "그냥 공평하고 싶다. 록밴드들 중 '탑밴드' 등의 방송을 통해 알려진 친구들도 아직 생활은 거의 그대로다. 그나마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던 더 유명하지 않은 친구들은 밥이나 제대로 먹고 살 수 있을까 싶다. 이 얘기를 하는 전제는 록이 대단한 음악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럼에도 록을 제대로 해보고 싶어하는데 머리 긴 어떤 놈이 나와서 록이 최고라고 떠들어대는 모습을 보면 과연 그 친구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어울리지 않은 수식어를 더이상 내게 주고 싶지 않았다. 그들에게도 미안하다"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 아이돌은 음악적 변신을 위해 '도전'이라는 명명하에 록을 시도했다. 한 밴드는 아이돌 밴드로 저평가 받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정통 장르는 아니지만 데뷔이래 현재까지 록을 고수하고 있다.
반대로 록의 한 우물을 팠던 전직 아이돌은 마니아적인 사랑이 아닌 대중적인 사랑에 대한 목마름을 호소하며 잠시 록 장르를 버렸다. 록 스피릿을 심장에 품고 자존심으로 살아왔던 17년 경력의 중견 가수는 이제는 록커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는 가수가 됐다며 이름을 버렸다.
상반되는 선택 속에서 공통점은 이들이 누구보다 록 음악을 사랑한다는 거다. 여러 장르들이 있지만 많은 뮤지션들은 여전히 록 음악을 좋아하고 동경해한다. 대중적이지 않다는 결정적인 흠(?)에도 불구하고 록의 끈을 놓지않는 것은 바로 끊임없이 싸우게 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록커 정신 때문이 아닐까?
가수 싸이도 엽기 콘셉트의 '새'로 시작해 지난해 가장 트렌디한 장르의 '강남스타일'로 국제가수의 반열에 올랐지만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록이다. 이에 댄스음악을 기반으로 하지만 '챔피언', '위 아 더 원' 등도 록버전을 출시했고, 그의 노래 곳곳에도 록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서태지 역시 90년대 댄스, 랩 음악을 대중적으로 알린 선구자지만 시나위 밴드 출신으로 그의 모태 역시 록이다.
[JYJ 김재중, 문희준(위), 씨엔블루, 박완규(아래). 사진 = 씨제스, 라인, FNC 엔터, 라디오스타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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