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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삼미슈퍼스타즈를 만났다. 사라진 전설의 야구팀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케이블 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에 출연 중인 안영미, 김미려, 강유미의 팀 이름이다.
자신들의 이름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미’자를 써서 팀 이름을 지었다는 이들은 요즘 아주 물 만난 듯 신들린 개그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삼미슈퍼스타즈(이하 삼미)의 화면 뒤 이야기가 궁금했다. 지난 22일 코빅 리허설이 한창 진행 중인 상암동 CJ E&M 사옥을 찾아갔다.
▲14:00 분장을 하지 않아도 웃기는 개그맨들
오후 2시께 찾아간 CJ E&M 스튜디오에서는 ‘코빅’ 팀들의 리허설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오늘의주인공 삼미팀은 무대 밑에서 평상복을 입고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면서 다른 팀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순서가 바뀌고 삼미팀의 차례가 다가왔다. 그런데 이들은 그 어떤 준비도 없이 바로 무대로 올라간다. 다른 것이라고는 허리춤에 착용한 무선 마이크가 전부다.
정말 멀쩡한 외모의 삼미팀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 방송에서 ‘털복숭이’ 분장으로 큰 웃음을 주는 김미려를 비롯해 계량 한복을 입고 댕기머리를 하는 강유미, 그리고 역사상 가장 ‘멀쩡한’ 분장을 한 안영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멀쩡한 모습을 가진 이들이 무대에 오르자 180도 달라졌다. TV에서 볼 수 있던 삼미팀의 개그가 나오기 시작한다. 특히 털복숭이가 아닌 멀쩡한 모습의 김미려는 코믹한 표정과 제스처 만으로 웃음을 주기 충분했다.
삼미팀은 리허설이라고 대충하지 않았다. 분장만 하면 바로 방송에 내놓을 법한 수준의 콩트를 쏟아냈다. 김석현 PD가 리허설 내내 한 지적은 뒤에서 얼굴을 내미는 각도를 조정하는 것에 불과했다.
▲14:15 김석현 PD와의 미팅 그리고 ‘옹달’에 대한 견제
바로 방송에서 맞대결을 펼칠 ‘코빅’의 절대강자 옹달의 코너를 보는 것이다. 자신들의 코너를 마친 삼미팀은 다시 객석에 앉아서 옹달의 무대에 시종일관 박수와 환호를 보내면서 열띤 호응을 보냈다.
아니나 다를까 리허설에서 본 옹달의 무대는 유상무의 살신성인으로 강한 이펙트가 담긴 웃음을 전했고, 삼미팀은 어두운 표정으로 대기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14:40 늦은 식사, 김미려는 식당파-안영미는 샐러드만-강유미는 금식
리허설을 마친 삼미팀은 늦은 점심을 챙기기 시작했다. 안영미는 대기실에서 싸온 도시락을 열었다. 그녀의 도시락에 담긴 것은 샐러드가 전부. “이것만 먹어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안영미는 “요즘 헬스를 시작했어요. 새해를 맞아서 체중 조절 중인데 벌써 7일 째에요”라고 말하며 활짝 웃는다.
안영미의 식사 모습을 보고 있으니 김미려는 “저 잠깐 밥 좀 먹고 와도 되죠?”라면서 매니저와 함께 식당으로 향한다. 식당에 동행하고 싶었지만 “먹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는 부탁에 발걸음을 돌렸다.
안영미 보다 더 독한 다이어트를 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강유미였다. 그녀는 대기실 의자에 앉아서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있다. 이날 대기실을 함께 쓰던 익명을 요청한 한 동료 개그우먼은 “열심히는 하는데 잘 하지는 못한다”고 강유미의 게임 실력을 폭로했다.
녹화를 3시간여 앞둔 시각. ‘코빅’ 대기실이 분주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삼미팀 중 김미려를 제외한 안영미, 강유미는 대기실에 앉아서 침묵을 지킨다.
가끔 핸드폰으로 유머글을 탐독하던 안영미의 웃음만이 울러퍼지고, 강유미는 여전히 스마트폰 게임에 푹 빠져있다.
“원래 이렇게 조용해요?”라는 질문에 안영미가 답한다. “재미없죠? 그런데 이게 저희 일상이에요. 콩트에 대해서는 맞춰보지 않아요.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 속에 다 들어있거든요”
옆에서 안영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강유미가 거든다. “(김)미려 언니가 제일 바빠요. 준비할 것도 많고 소품에도 신경을 써야 하거든요. 저희는 예전부터 분장을 워낙 많이 해서 이번에는 좀 줄였는데 편하네요.”(웃음)
이들의 이야기처럼 이날 김미려는 무대에서 입을 발레복의 색상과 디자인을 정하기 위해서 의상팀과 무대 시작 전까지 토론을 벌였다.
▲17:00 미녀 개그우먼들, 변신하다
CJ E&M 사옥에는 ‘코빅’을 보기 위한 방청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녹화를 2시간여 앞두고 무대에서는 관객 입장이 진행되는 시간. 삼미팀은 분장에 들어간다.
안영미의 경우 신영일과 함께 MC를 보는 터라 일찍 분장에 들어간다. 옆에서는 데뷔 이후 최악의 변신을 보여주고 있는 김미려가 이마에 칠해진 분장의 범위를 놓고 고민 중이다. 반면 강유미의 경우 홀로 대기실에서 여전히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다.
안영미는 갓 데뷔한 시절 커피숍에서 강유미 등 동료 개그맨들과 함께 회의를 하던 시절을 떠올렸다.
“데뷔 전에 (강)유미의 경우 고시원에서 살기도 했어요. 저는 집이 지방이라 ‘개그콘서트’ 회의를 하고 연습을 하면 차가 끊겨서 찜질방에서 연습을 한 적도 있어요, 정말 오래 전 일이 된 것 같네요.(웃음) 그래도 그 때가 재미있었어요.”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KBS 19기 공채개그맨이자 안영미와 동기인 장동민이 “내가 있어서 좋은거지?”라고 묻는다. 이에 안영미가 일침을 가한다.
“(장)동민 오빠하고 동기인게 최악이었죠.”
녹화 시작 20분을 남긴 시간. ‘코빅’ 대기실은 긴장감 속에 막바지 준비에 들어간다. 본 녹화 중 취재진에 대한 공개를 할 수 없다는 채널 측의 부탁에 인사를 나눈다.
이제 막 분장을 마친 김미려는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건낸다. 마지막 볼터치를 하고 있는 안영미 또한 손을 흔든다. 대기실에서 여전히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는 강유미는 인사를 건네자 허리를 숙이면서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한다.
개그우먼 삼미슈퍼스타즈의 하루는 무대 위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웃기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한 개그맨들. 정작 이날 만난 삼미팀은 일반적인 20대 여성들의 모습과 크게 다를게 없었다. 하지만 무대에 오르면 ‘빵’ 터지는 폭소거리를 주기 위해서 쉽게 넘길만한 의상의 색상과 디자인, 그리고 평소에도 유머 게시판을 탐독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몸 속에 흐르는 개그의 피를 느낄 수 있었다.
[개그우먼 삼미슈퍼스타즈의 하루.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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