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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프리미어리그 꼴찌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의 한국 선수 러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마냥 좋아만하기엔 씁쓸한 구석이 적지 않다.
영국 스포츠 전문매체인 토크스포츠는 29일(이하 한국시간) QPR이 한국의 크라우치 김신욱(25)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출신 공격수 피터 오뎀윈지(32·웨스트브롬위치알비온) 영입에 실패한 QPR이 에버튼의 관심을 받고 있는 김신욱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구체적인 설명도 따랐다.
대부분의 영국 매체들이 그렇듯이 신뢰도가 높은 보도는 아니다. 그러나 QPR과 관련된 이적소식에 벌써 3번째 한국 선수가 연결됐다는 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QPR은 지난해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서 박지성(32)을 영입하며 대대적인 리빌딩을 단행했다. 박지성은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의 야심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선수로 QPR 유니폼을 입었다. 이어 최근에는 ‘제2의 이영표’로 불리는 윤석영(23)이 QPR행을 앞두고 있다. 강등 탈출을 위한 포지션 보강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유럽 무대서 검증조차 되지 않은 어린 아시아 선수에 거액의 이적료를 마다하지 않는 QPR의 모습은 다소 의문이 남는다. 박지성과 마찬가지로 마케팅을 겨냥한 측면도 배제하지 않을 순 없다.
헌데 윤석영이 채 최종사인을 하기도 전에 김신욱이 QPR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박지성 이후 QPR의 이적설에서 한국 선수는 이제 빠지지 않는 소스가 됐다. 과거 박지성이 맨유에 뛸 당시 이청용(25·볼튼 원더러스), 기성용(24·스완지시티) 등이 연결됐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QPR이 맨유와 다른 점은 좀 더 현실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페르난데스 구단주와 박지성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최하위에 해당하는 성적은 한국 선수들에게 높아보였던 프리미어리그의 벽을 낮게 만들었다. 한국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윤석영, 김신욱에겐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상황인 셈이다. 실패에 따른 부담도 적다. 박지성처럼 명성이 높지 않은데다 고액 연봉자도 아니다. 강등되더라도 이적조항에 따라 유럽 내 다른 팀을 알아보면 된다. 여의치 않다면 챔피언십(2부리그)서 뛰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런 달콤한 조건들만으로 QPR을 택하는 건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한다.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팀을 찾아야 한다. 또한 박지성이 만든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로망도 깰 필요가 있다. 지동원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꼴찌보다 분데스리가 하위권 팀에서 기회를 잡는 것이 미래적으로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김신욱-박지성-윤석영.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전남 드래곤즈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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