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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에피톤프로젝트, 십센치(10cm), 프라이머리, 버벌진트, 배치기. 더 이상은 낯선 이름이 아니다. 특정한 마니아 층의 전유물이라고 느껴지는 음악을 하고 있는 이들의 이름은 대중들에게 익히 알려져 있다. 심지어는 이들에 대해 '자신만의 음악을 꾸준히 하고 있는 기대되는 아티스트'라는 긍정적인 평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대중성의 기준에서 봤을 때 과거에는 마이너 시장에 있던 이들은 현재 핫한 메이저 아티스트가 됐다. 에피톤프로젝트는 지난해 가수 이승기의 5.5집 앨범 작업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록발라드를 추구했던 이승기는 에피톤프로젝트를 만나 한층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색을 발견했고, 타이틀곡 '되돌리다'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평소 에피톤프로젝트의 팬이었던 이승기의 제안으로 이뤄진 두 사람의 콜라보레이션은 에피톤프로젝트의 음악성이 이승기와 만나며 대중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안겼다. 많은 가수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 에피톤프로젝트는 가요계의 많은 러브콜을 받으며 활발하게 곡 작업 중이다.
'아메리카노'로 큰 인기를 누린 십센치는 공연을 통해 이례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2011년 9월 인디 밴드로는 처음으로 27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단독 콘서트를 흥행으로 이끈 십센치는 오는 2월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정규 2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파인 땡큐 앤드 유(Fine thank you and you?)'를 개최한다.
이같은 대형 콘서트 개최는 인디계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십센치는 협소하고 기반이 취약한 인디 음악 산업의 대중화, 대형화를 가져왔다. 지난해 10월 두번째 앨범 '2.0'의 '아임 파인 땡큐, 앤드유(I'm fine thank you, and you)'로 사랑받은 십센치는 지난 4일 총 5곡의 신곡이 수록된 미니앨범을 연달아 공개했다.
데뷔 10년만에 빛을 본 힙합가수도 있다. 힙합듀오 배치기는 지난달 '눈물샤워'로 컴백한 배치기는 10년만에 각종 음악사이트 음원차트의 정상을 차지하고, 생애 첫 음악프로그램 1위를 하는 등 크게 인기를 끌었다. 배치기가 10년간 꾸준히 해온 힙합음악이 대중들의 입맛을 당긴 셈. 또 이별을 소재로 한 '눈물샤워'와 겨울이라는 계절감이 잘 맞아 떨어다는 평이다.
버벌진트 역시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하며 많은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최근에는 팬층이 좀 더 대중화되고 있는 상태다. '우울한 편지' '충분히 예뻐' '굿모닝' '시작이 좋아' 등을 통해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꾀하고 있는 버벌진트는 힙합신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확장하며 대중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독특한 그만의 래핑으로 많은 가수들의 피처링 러브콜을 받고 있기도 하다.
유명 힙합 프로듀서 프라이머리 역시 유닛그룹 인피니트H와 손을 잡으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음반파워를 자랑할 만큼 음악성과 마니아층의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프라이머리는 인피니트H의 앨범에 참여하며 힙합의 대중화를 꾀했다. 프라이머리가 지원사격한 인피니트H의 타이틀곡 '스페셜걸(Special Girl)'은 힙합 마니아들은 물론이고 인피니트의 팬들인 청소년 층도 흡수하며 음악적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한 가요 관계자는 "최근까지 가요계를 이끌어 왔던 대표적인 가수는 아이돌이었고, 음악장르는 일렉트로닉댄스였다. 다양한 아이돌들은 자신만의 강점을 내세우며 전자음악들을 쏟아냈지만, 대중들이 권태와 갈증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다른 아티스트의 음악들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외면받았던 인디·힙합신이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트렌드를 통해 아이돌에 집중적으로 포화됐던 기존의 가요계가 자신들의 음악을 꾸준히 해온 인디·힙합신까지 고루 성장할 수 있게 확장되고 다양성을 갖게 됐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댄스음악만을 취하던 대중들이 인디음악, 힙합, 알앤비 등 다양한 장르에 호감을 갖게 된 것은 고무적이다"고 설명했다.
또 "특히 더 재미있는 점은 이런 인디·힙합신의 아티스트와 아이돌들이 결합하는 사례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음악성과 대중성이 손을 잡는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 어떤 조합이 되느냐에 따라 전혀 색다른 시너지가 발생한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변화와 음악이 나왔을 때 대중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는 것 같다. 이같은 콜라보레이션 작업은 음악적 다양성에 있어서 기대되는 시도다"고 덧붙였다.
[십센치 배치기 버벌진트 프라이머리 에피톤프로젝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텐뮤직, YMC엔터, 브랜뉴뮤직, 아메바컬쳐, 파스텔뮤직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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