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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구원. 어려움이나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해준다는 의미예요. 그런 역할을 하는 배우가 되면 좋지 않을까 해서."
이름만 보고 야구선수 출신이냐고 질문할 뻔했다. 그런데 기자의 농담이 무색할 정도로 신인배우 구원의 예명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 그는 구원이라는 이름이 "교회 장로님과 회사 대표님이 함께 지어준 의미"라며 어려운 사람을 '구원'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사실 연예인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화려함이나 특수성을 생각하잖아요. 저 사람 인생은 뭔가 화려해보이고 스페셜해 보이고. 그런데 전 제 연기를 통해서 사람들이 치유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구원의 생각은 어린 시절 가정환경에서 비롯됐다. 그는 리어카를 끌고 가는 어르신들에게 우유를 사드리는 아버지와 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누나 밑에서 자랐다. 자라온 환경이 그러니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한 건줄 알았어요. 지금은 아버지께서 진짜 중요한 가르침과 말씀을 주셨구나 느끼죠. 그런데 사실 이런 말하는 게 부끄러워요. 가끔 누나와 고아원에 가기도 하지만 아직 제가 스스로 하는 건 없거든요. 좀 더 영향력이 생겼을 때 꼭 그렇게 하고 싶어요."
"처음 오디션 보러 갔을 때 제가 너무 당당했었나봐요. 제가 들어가자마자 감독님께서 씩 웃으셨거든요. 오디션 보면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는데 제가 말을 재밌게 해서 그런 모습이 호민 역할에 맞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감독님께서 선천적으로 저를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웃음)"
그렇게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보니 사랑만 받고 자랐을 것 같았지만 사실 구원의 연기인생에도 나름의 고충은 있었다. 뉴질랜드 유학생 시절 성극을 하다가 배우를 결심하고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그는 부모님에게 인정받기 위해 죽기살기로 공부해야 했다.
"뉴질랜드에서 무작정 한국에 와서 연기학원을 찾아갔죠. 입시준비만 1년 4개월 정도 한 것 같아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들어가려고 그 학교에서 하는 연극 작품을 하나도 빠짐없이 분석했어요. 수능 공부도 잠 안 자가면서 했고요. 아크로바틱도 배우고. 그래야만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열과 성을 다한 결과는 수석입학.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첫 작품인 '청담동 앨리스'를 만나기까지 오디션만 50번 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어쩌다 그렇게 됐냐고 물었더니 "저도 당연히 될 줄 알았는데 안 돼서 속상했어요"라는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처음에는 진짜 슬프고 속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익숙해지더니 노하우를 쌓는 과정이 되더라고요. 저를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생겼죠."
"드라마에 출연하고 난 후에 평소에 연락을 잘 못하고 지내던 사촌들한테서도 연락이 왔어요. 관심도 가져주시고 응원도 해주셔서 기분 좋아요. 이번 설날에 가족들과 함께 제사 지내면서 보낼 것 같아요."
구원은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스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말하는 스타는 남들이 말하는 배우랑 같은 의미인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연예인 안 하고 배우 한다는 마음을 가졌었거든요. 그런데 돌아보니까 배우라는 단어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진 않아요. 그냥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 같아요. 저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배우 구원.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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