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드디어 결전의 땅에 입성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WBC 대표팀이 12일 오후 대만 타이중에 입성했다. 대표팀은 25일까지 도류구장에서 NC와의 4차례 연습경기 포함 전지훈련을 갖는다. 이후 26일 1라운드 B조 예선이 열리는 인터콘티넨탈구장에 입성한다. 첫 경기는 2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네덜란드전이다.
대표팀은 1~2회 대회보다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 속에서도 1~2회 대회서 거둔 4강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13일부터 시작될 현지적응훈련이 정말 중요하다. 단순히 선수들의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고 조직력을 짜맞춘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류중일호가 대만 전지훈련에서 중점을 둬야 할 세 가지 사항을 짚어본다.
▲ 17일간의 적응 또 적응
네덜란드전이 열리는 내달 2일까지 17일이 남았다. 대표팀은 17일동안 완벽하게 적응을 마쳐야 한다. 내달 2일에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타자들은 타격감각을 2일에 맞춰 끌어올리되, 타격슬럼프에도 대비해야 한다. 투수들은 실전 피칭이 가능하도록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한다. 보직을 받으면 맞춤형 준비가 필요하다.
WBC 공인구로 사용될 롤링스사의 볼에 완벽하게 적응해야 한다. 롤링스사의 볼은 대체로 미끄럽다. 또 실밥의 크기 혹은 도드라짐이 적다. 때문에 투수들은 변화구를 채는 게 어렵다. KBO는 각 구단의 1차 스프링캠프에 공인구를 제공했고, 대부분 투수는 적응에 돌입한 상태다. 대표팀 전지훈련에서 좀 더 친숙해질 것으로 보인다. 야수들도 공인구 적응을 해야 한다. 수비할 때 공을 포구한 뒤 송구를 하는 과정에서 손에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 환경에도 적응해야 한다. 여기엔 인터콘티넨탈 구장의 특성, 그리고 대회 스트라이크 존 혹은 대만의 홈 텃세 등을 모두 포함한다. 특히 과거 인터콘티넨탈구장의 마운드 높이가 국내보다 약간 높다는 반응이 있었다. 투수에게 유리해지는 가운데 타자들이 고전할 수 있다. 펜스 길이는 좌우 100m, 가운데 120m. 잠실보다 약간 작은 구장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지역예선 및 최종예선을 치른 경험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이밖에 오랜만에 치르는 야간경기에도 적응해야 한다. 대표팀은 27일과 28일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치르는 공식연습경기를 모두 저녁 8시 야간경기로 치른다. 27일엔 낮 12시에 잡혀있었으나 오후 8시로 바뀌면서 야간경기 적응을 한번 더 할 수 있게 됐다.
▲ 투수들 보직 최종확정
가장 중요한 점. 투수들 보직 확정이다. 12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서재응은 “구원투수들은 언제나 등판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는 곧 선발투수들은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이기도 하다. 실제로 선발투수가 일찍 결정되면 해당 투수는 2일 혹은 4~5일 등판에 따라 몸을 만들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에서도 한국시리즈 혹은 아시아시리즈 같은 단기전서 미리 해당 투수에서 선발등판을 통보해왔다. 대표팀에서도 은근히 언질을 줄 수 있다.
투구수 제한이 있는 WBC는 마운드 운용이 다른 국제대회보다 훨씬 중요하다. 김인식 기술위원장도 마운드 운용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객관적인 전력, 경기 방식의 불리함을 뒤엎고 호성적을 내려면 촘촘한 마운드 운용이 필수다. 현재 류 감독은 어떤 투수를 어떤 경기에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구상했던 밑그림에 선수들의 현지 적응 정도 및 컨디션, 현지 상황에 따른 변수에 따라 색칠을 완성할 전망이다. 투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보직 및 투입 시기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 완벽한 상대분석
또 하나. 상대분석이다. KBO는 그동안 기술위원들을 활용해 1~2라운드에서 상대할 팀들의 전력을 낱낱이 분석해왔다. 대만과 일본의 경우 그동안 축적된 자료가 있기 때문에 분석이 어렵지 않았으나 오히려 메이저리거 출신이 포진한 네덜란드와 복병 호주 등의 자료 분석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류중일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은 현지에서 훈련과 함께 본격적으로 분석 자료 공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상대 분석이 세밀하게 잘 돼 있어도 이를 활용하는 건 온전히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몫이다. 타이중 현지에선 한국뿐 아니라 대만, 네덜란드, 호주 역시 인터콘티넨탈 야구장에서 적응훈련을 가질 예정이다. 현지에서의 정보전쟁도 불꽃이 튈 전망이다. 한편, 대표팀은 2라운드 진출을 대비해서 쿠바, 일본 등의 분석에도 들어간 상황이다. 어차피 만만한 상대는 없다. 손쉽게 치를 수 있는 대회가 아니다. 세 가지 체크포인트, 대표팀이 대만 전지훈련에서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WBC 대표팀 출국장면(위), 베이징올림픽 지역예선 당시 인터콘티넨탈야구장 적응훈련 모습(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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