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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 영화 '신세계'(감독 박훈정)는 개봉 전부터 이 세배우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영화가 베일을 벗은 후 이들 못지않게 주목받는 배우가 등장했다. 바로 세 남자뿐 아니라 관객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 배우 박성웅이다.
박성웅은 '신세계'에서 기업형 범죄조직 골드문의 3인자 이중구 역을 맡았다. 그는 골드문의 적통인 재범파의 수장이지만 정청(황정민)에게 밀려 그룹의 3인자가 된 인물로, 기업의 회장이 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랄한 승부사다.
이준구 역을 맡은 박성웅은 자신의 역할을 상상 그 이상으로 표현해 낸다. 박성웅이 아닌 다른 사람이 연기하는 이준구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어떤 관객은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가 아닌 박성웅만을 기억할 수도 있다. 실제 그는 '성웅앓이'를 하는 관객이 양산될 정도로 미친 존재감을 발산했다. 박성웅의 지인들마저 '성웅앓이' 중이라니, 가희 그 인기가 짐작된다.
박성웅은 "친한 사람들이 그러니까 적응이 안 된다. '성웅앓이'. 사내놈들이 메시지를 그렇게 보낸다. '우리 영화가 잘 되고 있긴 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 세 번 보는 사람들도 많더라. 부산 대구 무대인사를 갔을 때도 그런 분들이 매 관마다 있었다"고 전했다.
일반 관객뿐 아니다. 아직 '신세계'를 보지 못한 배우 이서진이 풍문을 듣고 박성웅에게 직접 전화했을 정도다. 이서진이 "'신세계' 보고 온 사람들이 다들 네 얘기만 한다"며 "뭘 어떻게 했기에 그러냐"라고 물었다는 후문. 빼어난 연기력에 관객들의 사랑까지 독차지 하고 있으니 이러다 그의 17년 연기인생 중 가장 화끈한 홈런을 칠 기세다.
그는 영화 속 이준구에 대해 "비릿하다"라고 표현했다. 실제 박성웅의 연기는 독이 잔득 오른 한 마리의 살모사를 연상시킬 정도로 날것 그대로의 비릿함을 가지고 있다. 이런 모습은 목표를 향해 악랄할 정도로 정면돌진하는 이준구 캐릭터 그 자체를 보여준다. 미동이 없으면서도 미세한 떨림만으로 자신의 분노를 표현한다.
박성웅은 "최대한 얼굴 표정을 꾸미지 않으려고 했다. 화면에서 비춰지는 모습들은 마음이 느끼는 대로 나온 것이다. 우리 영화가 클로즈업이 많았다. 석회장(이경영)의 장례식 장면에서 얼굴이 파르르 떨리는 게 나오는 데 그것도 계산한 연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배우로서 연기의 맛을 오롯이 온 몸으로 느꼈던 박성웅은 촹영현장에 가는 자체가 즐거웠다고 전했다. 신세계라는 작품 자체가 사나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만큼 배우들의 연기호흡 뿐 아니라 영화 밖의 세상에서까지 돈독한 형제애를 공유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도 있다. 바로 액션스쿨 1기 출신인 그가 몸을 쓸 일이 많지 않았다는 것. 실제 박성웅은 극 중 재범파의 수장이라는 신분 때문에 자신이 직접 싸우기 보다는 조직원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일이 더 많았다.
박성웅은 "자꾸 신분상승이 돼 요즘 힘들다. '칼 춤 한 번 춰죠'라고 하면 조직원들이 가서 싸운다. 몸을 쓰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그건 좀 아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가정이 생기고 나니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잘못 되면 아내와 아들이 고생할 것 아닌가"라며 가족을 위하는 가장의 모습을 보였다.
또 "여보(배우 신은정) 사랑해"라고 로맨틱한 고백을 덧붙이는 그는 온 몸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상남자면서도, 세상 어디에도 없는 로맨틱한 남자였다.
이처럼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는 배우 박성웅은 인터뷰 마지막 이 말을 전했다.
"영화 '신세계'는 내 인생의 신세계다"
[배우 박성웅. 사진 = 영화 ‘신세계’ 스틸컷]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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