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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한 자리에 나란히 앉아 있는 레이디스 코드(애슐리 리세 은비 소정 주니)는 여느 걸그룹과는 다른 오묘한 분위기가 풍겼다. 같이 있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오랜 시간을 공유한 사이로 느껴졌다. 멤버 구성을 마치고 얼마나 연습을 했냐고 물었더니, 일년이 채 되지 않았다고 했다.
리더 애슐리는 9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학창시절을 뉴욕에서 보냈다. 리세가 재일교포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 주니는 가수 데뷔를 위해 서울에 올라오기 전까지 대구에서 쭉 살았다. 적어도 20년 이상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온 5명의 멤버들이었지만, 이들은 이미 '레이디스 코드'라는 걸그룹으로서 이미 하나가 된 듯 보였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레이디스 코드로 모이고 나서 함께 숙소 생활을 하고 있거든요. 같이 살면서 부딪치는 것도 정말 많았죠. 하지만 크게 싸우지 않고 틀어지지지 않는 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반상회'를 하거든요. 그 때마다 서로에게 섭섭하거나,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서로 포옹하는 것이 비결이에요. 그리고 자기 전에도 되도록이면 포옹하고 잠에 들어요. 이런 것들이 레이디스 코드를 하나로 묶어 주는 것 같아요"
아직 신인인 걸그룹의 팀워크라기엔 꽤 깊고 진한 우정이었다. 가장 언니인 애슐리, 리세부터 막내인 주니까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돼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에 멤버들에게 '릴레이 메시지'를 부탁했다. "왠지 어색하고 쑥쓰럽다"며 시작된 '릴레이 메시지'는 멤버들의 뜨거운 눈물과 진솔한 말들로 채워졌다.
"언니, 제가 레이디스 코드로 합류하고 나서 3일째 되는 날 울었잖아요. 엄마, 아빠랑 떨어져 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좀 외롭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언니가 달래주고 좋은 말도 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아마 제가 막내가 아니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텐데 왠지 언니가 엄마의 빈 자리를 채워 주는 것 같아서 정말 고마웠어요. 정말 한 가족처럼 느끼게 된 것 같아요"
리세가 애슐리에게
"널 보다 보면 우리는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생각이나 성향 같은게 비슷한 것 같아. 리더라서 힘들지? 힘들게 하고 있는 게 보여서 걱정돼. 멤버들 더 의지해 줬으면 좋겠어. 힘들 때 있으면 나한테 상담해. 그래도 너랑 나랑 동갑 친구니까 내가 동생들보다는 더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아. 내 앞에서는 긴장 없이 편하게 풀어져도 괜찮아"
에슐리가 은비에게
"회사에 들어오기 전부터 그리고 나서도 알이 많았잖아. 그 동안 꿈을 이루려고 고군분투했던 시간들 동안 많은 상처가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 그래도 너는 우리 팀의 비타민이잖아. 힘 없고 기죽어 있는 모습은 싫어. 너 자신을 더 사랑하고 너의 끼를 자신 있게 표출해도 괜찮아. 지난 일들 다 잊어버리고 특히 우리 사이에는 너의 진짜 모습을 보여줘"
은비가 소정에게
"네가 외동이라서 그런지 혼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언니들이나 멤버들에게 의지 안하고. 그리고 메인보컬이라서 스트레스 받는 것 같은데 음정 좀 틀려도 괜찮아. 너 노래 잘 하는 거 사람들 다 알잖아. 그리고 지금 살이 너무 많이 빠졌는데 500g 쪘다고 스트레스 받지마. 너 이미 예쁘니까"
소정이가 주니에게
"주니야, 어제 밤에 말하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말 못했어. 난 사실 너 처음에 봤을 때 '얘가 왜 이렇게 끼가 없나'고 생각했거든. 그 동안 내가 맨날 뭐라고 했잖아. 섭섭한 것도 많았을 텐데 전혀 티도 안 내고 묵묵히 열심히 해줘서 정말 고마워. 내가 너 싫어하는 거 절대 아니야. 내 눈에는 정말 예쁜데, 우리 레이디스 코드로서 잘 해야되니까, 부족한 점 보이면 얘기하는 것 뿐이지. 근데 너 어제 화보 촬영 찍는데 예쁘게 정말 잘 찍더라. 많이 자라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뿌듯했어. 너한테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그 자리를 빌어서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
[레이디스 코드 소정 리세 애슐리 은비 주니(왼쪽부터).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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