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춘천 김진성 기자] “스몰라인업으로 나갑니다.”
챔피언결정 1차전서 역대 챔피언결정전 1경기 최소득점을 42점으로 새롭게 쓰며 20점 차 대패한 용인 삼성생명. 2차전마저 내줄 경우 승부를 뒤집는 게 쉽지 않은 상황. 2차전서 무언가 묘수가 필요했다. 1차전 직후 이호근 감독은 “2차전도 1차전과 변함없이 임하겠다”라고 했지만, 17일 2차전을 앞두고 결국 달라진 선발라인업을 공개했다.
이 감독은 “스몰라인업으로 나간다”라고 했다. 삼성생명은 2차전서 이선화, 이유진 등 골밑 자원들을 벤치에 앉히는 대신 이미선-박정은-고아라-홍보람-엠버 해리스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해리스를 위한 라인업. 이 감독은 “해리스가 티나 톰슨을 막는 게 버겁다. 해리스에게 국내 선수를 수비하게 하겠다”라고 했다.
실제 해리스는 정규시즌부터 티나만 만나면 움츠러들었다. 1차전도 같은 양상. KB, 신한은행과의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와는 완전히 달랐다. WNBA 경력이 많은 티나에게 꼬리를 내린 모양새. 이에 이 감독은 티나 수비를 베테랑 박정은에게 맡겼다. 해리스는 국내 선수를 막는 대신 공격에서 좀 더 많은 역할을 부여받았다. “상대 코트로 넘어갈 때 해리스가 끌고 가게 하겠다”라고 하겠다. 해리스의 부담을 줄여주면서 이미선의 체력 세이브 효과를 노리는 전술.
삼성생명은 결국 공격에서 스피드 강화와 외곽슛으로 활로를 뚫으려고 했다. 1차전에 비해 오히려 발 놀림은 둔하지 않았다. 박정은도 티나에게 블록슛을 기록하는 등 의외로 잘 막아냈다. 그러나 1차전과 마찬가지로 외곽슛이 원활하게 터지지 않았고, 2쿼터 들어 티나와 임영희의 외곽슛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이선화 등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이 내세운 스몰 선발라인업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후반 들어 다시 스몰라인업으로 전열을 정비했으나 우리은행이 오히려 변칙 하프코트 프레스를 가하는 등 공격을 옳게 풀어가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우리은행의 외곽포를 옳게 수비하지 못하면서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해리스의 외로운 득점이 이어진 상황. 오히려 3쿼터 중반 이후 김계령을 투입하면서 골밑과 외곽이 잠시 살아나기도 했다. 그러나 무릎이 좋지 않은 김계령은 오래 뛸 수 없었다.
경기 막판에도 삼성생명은 스몰라인업을 선택했다. 김계령 대신 이선화, 이유진이 교체투입돼 이날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배혜윤을 막았다. 공격에서도 홍보람, 이미선이 3점포를 터뜨렸다. 해리스도 좋은 공격력을 뽐냈다. 그러나 티나의 무차별 공격력을 끝내 막지 못했고, 그에 파생되는 실점 위기에서 버텨내지 못하면서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경기 막판 풀코트 프레스를 시도했으나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삼성생명의 스몰라인업은 경기력을 끌어올린 무기는 됐으나 승리를 담보하진 못했다. 삼성생명에 돌아온 건 2연패다. 역대 챔피언결정 1~2차전 연패 팀은 단 한 차례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하지 못했었다. 삼성생명이 용인 홈에서 반격할 수 있을까.
[해리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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