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오는 30일 개막하는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에서 지켜봐야 할 것 중 하나는 바로 감독들의 지략 대결이다.
특히 올해는 '시험대'에 오른 감독들이 많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류중일 삼성 감독은 소속팀을 비운 사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이란 고배를 마셨다. 그 여파가 정규시즌에도 이어질까. 한국시리즈 3연패는 해태(현 KIA) 이후 처음으로 도전하는 것이기도 하다. 삼성은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이지만 '또 다른 우승후보'인 KIA와 두산으로부터 강력한 위협을 받고 있다.
삼성과 함께 '3강'을 구성 중인 KIA와 두산 역시 소속팀에서 '2년차'를 맞이한 감독들의 결과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2005년 삼성 감독으로 데뷔하면서 한국시리즈 2연패를 석권했던 선동열 KIA 감독은 지난해 고향 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지만 5위에 그쳤다. 올해는 FA 김주찬을 영입하는 등 의욕적으로 출발했고 시범경기에서 1위를 마크하는 등 벌써부터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선 감독 역시 올해는 승부를 봐야 하는 시즌이다.
김진욱 두산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두산은 지난 해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롯데에 1승 3패로 무릎을 꿇었다. 올해는 지난 해보다 전력이 한층 두꺼워졌다는 평가다. 이런 평가 속에 김진욱 감독이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는 이만수 SK 감독과 "우리 팀은 지난해까지 4강을 꾸준하게 갔던 팀"이라고 말한 김시진 롯데 감독은 부담감을 안고 시즌을 출발한다.
지난해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으로 고배를 마셨던 LG는 김기태 감독이 2년차를 맞게 됨에 따라 어떤 성적을 올릴지 관심사다. 올 시즌 '다크호스'로 지목된 넥센은 신임 염경엽 감독이 어떤 야구를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한화는 역대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명장 김응용 감독을 앉혔지만 '동열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를 외치던 해태의 암흑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NC는 올해부터 1군 무대에 데뷔하는 '막내'이지만 김경문 NC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2년 연속 진출한 경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두산 시절 매해 '작품'을 만들어낸 그가 NC에서는 젊은 선수들을 어떻게 조련할지 궁금하다.
과연 각팀 사령탑들이 갖고 있는 진짜 '승부수'는 무엇일까. 프로야구 9개구단 감독들의 '9인 9색' 승부수를 지금부터 파헤쳐본다.
▲ 류중일 감독 - 최형우의 부활
지난해 삼성은 초반에 고전하다 무더운 여름이 되자 '본색'을 드러냈다. 올해도 시즌 초반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일까. 류중일 감독은 "밴댄헐크가 시즌 초반에 공백이 있고 정현욱과 권오준이 빠진 공백을 메우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의 전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지난해 초반 고전한 이유 중 하나는 최형우의 침묵이었다. 그러나 최형우는 후반기에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더니 한국시리즈에서는 팀 창단 KS 첫 만루포를 쏘아올리며 부활을 알렸다. 이승엽-최형우-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국내 최고 수준이며 이미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뤄낸 선수단의 경험은 타팀이 가질 수 없는 것이다.
▲ 이만수 감독 - 마무리 송은범
지난해 SK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배경에는 '필승조'가 자리한다. 셋업맨 박희수와 마무리 정우람은 상대 팀에 일찌감치 '게임 오버'를 선언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올해는 정우람이 군 복무를 하고 박희수는 부상 여파로 시즌 초반 공백을 보인다. 이에 이만수 감독은 송은범을 마무리투수로 임명해 승부수를 띄운다. 송은범은 선발과 계투 모두 가능한 자원. 그러나 풀타임 마무리 경력은 없다. 물론 지난 시즌 전까지 정우람도 풀타임 마무리로 뛴 경험은 없었다.
▲ 김진욱 감독 - 장타력 부활
올 시즌 두산은 김현수-김동주-홍성흔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내세운다. 여기에 최준석이나 윤석민을 이들의 뒤로 기용할 수 있다. 지난해 단 1명의 두 자릿수 홈런 타자를 배출한 만큼 장타력이 뒤쳐졌던 두산은 FA 시장에서 홍성흔을 복귀시켰고 홈런 2개에 그친 김동주는 부활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렸다. 최준석이 겨우내 무릎 수술 후 재활에 매달리는 등 전체적으로 경쟁의 시너지 효과가 올라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 김시진 감독 - 최강 불펜
역시 김주찬과 홍성흔의 공백을 메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롯데는 시범경기 내내 '물방망이'로 고전했다. 3년 연속 4번타자가 바뀌는 악재 속에 롯데는 투수력으로 승부를 건다. 특히 불펜진의 구색은 완벽하다. 좌완 강영식, 이명우에 우완 김사율, 최대성과 옆구리 정대현, 김성배가 롯데의 최강 불펜을 구성한다. 이제 롯데도 '지키는 야구'가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많은 득점이 필요 없다. 필요한 만큼의 점수만 얻더라도 롯데는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다.
▲ 선동열 감독 - 쉬어갈 수 없는 타선
성적과 재미를 동시에 잡을까. 선동열 감독은 삼성 시절 '지키는 야구'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에 반해 화끈한 공격력을 펼치지 못한 점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를 것이란 전망. '용달 매직' 김용달 타격코치를 영입하고 FA 시장에서 김주찬을 잡았다. 지난해 3할 타율을 친 김원섭이 백업 요원이 될 수 있을 만큼 쉬어 갈데 없는 타선을 구축했다. 물론 선동열 감독은 투수력에 더 공을 들이고 있지만 마무리로 자리한 앤서니 르루가 순항하는 만큼 타선만 기대대로 터진다면 KIA의 올 시즌 전망도 밝을 수 밖에 없다.
▲ 염경엽 감독 - 불펜의 성장
염경엽 감독은 자신을 가리키며 "선발보다 중간-마무리를 더 중요시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넥센 부임 첫 해에 과연 강력한 불펜진을 만들 수 있을까. 브랜든 나이트와 앤디 밴헤켄으로 이뤄진 '원투펀치'를 필두로 선발투수진은 어느 정도 버틴다는 계산이 들지만 아직 승리조에 대한 확신을 들기 힘들다. 그러나 걸출한 마무리 손승락이 있고 셋업맨으로는 한현희가 자리해 불펜의 뼈대를 완성했고 이들 외에 박성훈, 이보근, 문성현 등 계투로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 김기태 감독 - 센터라인 강화
삼성과의 트레이드는 과연 '역작'이 될까. 현재윤은 새 안방마님을 노리고 있고 손주인도 주전 2루수를 향하고 있다. 유격수 오지환도 올해는 반드시 성장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중견수로서 가장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이대형도 마찬가지. 특히 이대형은 FA를 앞두고 있기에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센터라인이 약해 늘 고전하던 LG는 센터라인 강화 없이는 그토록 염원하는 '4강'도 없다.
▲ 김응용 감독 - 선수단 장악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명장을 모셨지만 아직까지도 한화는 꼴찌 후보로 꼽힌다. 그만큼 전력난이 심하다. 결국 김응용 감독의 역량에 올 시즌이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화는 어이 없는 실수가 많았다. 김응용 감독 스스로도 "우리 팀은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할 만큼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겨우내 굵은 땀방울을 쏟았다. 그럼에도 한화가 전력 이상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김응용 감독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에 '충격 요법'을 던질 수도 있다. 어찌 됐든 올 시즌 안으로는 정신 바짝 차릴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 김경문 감독 - 수비 강화
김경문 감독은 시범경기 막판 수비 라인에 변화를 줬다. 유격수 이현곤, 3루수 모창민을 내세우려던 계획을 3루수 이현곤, 1루수 모창민으로 바꿨다. 유격수엔 노진혁이 들어가 수비에 안정을 준다는 계획. 시범경기 내내 불안한 수비로 골머리를 앓는 NC는 제 아무리 외국인 투수 3인방이 특급 피칭을 하더라도 수비의 뒷받침이 없으면 결국 마운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수비 변화는 하나의 승부수임이 틀림없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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