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별 볼일 많았던 잠실 라이벌전이었다.
LG와 두산이 5일부터 7일까지 시즌 첫 맞대결을 치렀다. 6일 경기가 우천취소되면서 2경기만 열렸는데, LG와 두산이 나란히 1승을 따내며 마쳤다. 두산은 7일 연장 11회 접전 끝 오재원의 결승득점으로 3연패를 끊어냈다. LG와 두산 모두 필승조를 총출동시키면서 4시간 대접전을 펼쳤다.
경기 결과를 떠나서 볼 게 많았던 첫 라이벌전이었다. 5일 첫 경기서는 외국인 에이스 LG 레다메스 리즈, 두산 더스틴 니퍼트가 맞붙었다. 리즈는 4실점, 니퍼트는 5실점하며 다소 흔들린 모습. 니퍼트는 3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나 LG 타선의 대응이 좋았다는 평가. 결국 LG는 유원상-봉중근-정현욱이 4이닝 무실점 합작하며 승리를 따냈다. LG 유정봉트리오가 잠실라이벌전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경기였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홍성흔의 퇴장. 홍성흔은 4-5로 뒤지던 6회 2사 1,2루 찬스에서 스텐딩 삼진을 당했는데, 삼진 직후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품고 헬맷과 방망이를 내동댕이친 뒤 문승훈 구심에게 배를 부딪히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은 어필 플레이가 아니기 때문에 애당초 항의를 할 수 없다. 홍성흔은 결국 올 시즌 프로야구 퇴장 1호 선수가 됐고, 8일 상벌위원회에서 처벌을 받게 된다.
6일 두 팀의 라이벌전이 하루 휴식을 가졌다. 7일 두번째 만남. 2경기 연속 매진에는 실패했으나 2경기 모두 2만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와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7일 경기서는 24031명이 입장해 사자후를 토해냈다. 경기 전 홍성흔이 문 구심에게 사과를 했고, 김진욱 감독은 자숙의 의미로 홍성흔을 1경기 결장시키기로 합의했다.
경기에 들어오니 또 다시 상황이 달라졌다. LG 타선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두산 선발 게릿 올슨이 초반 흔들리자 2회까지 4점을 뽑아냈다. 상대 실책과 내야안타, 끈끈한 팀 배팅 등이 가미된 결과. 두산도 저력을 발휘했다. 6회까지 LG 선발 벤자민 주키치에게 1득점으로 끌려갔으나 7회 연속안타로 3점을 만회해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불펜 싸움. LG는 유정봉 트리오를 다시 가동했다. 동점 상황에서 마무리 봉중근을 넣는 강수를 뒀다. 승자는 두산. 두산도 오현택, 이혜천에 이어 이재우를 마무리로 내면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 사이 타선이 11회 상대 실책에 힘입어 득점에 성공했다. 오재원의 과감한 2루 도루와 허경민이 내야 땅볼 때 전력질주해 세이프를 얻어내는 장면 등은 승부처의 묘미였다.
LG도 비록 실책으로 패배하긴 했으나 7회 4-4 동점에서 역전 위기를 유원상이 틀어막으며 더 이상 승부처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정주현이 김현수의 좌중간 빠질듯한 타구를 멋진 다이빙캐치로 걷어내며 5일 경기서의 수비 실수를 만회했다. 11회말엔 2사 1,2루 찬스에서 동점에 실패했으나 끈질긴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이야말로 LG 야구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LG와 두산의 첫 맞대결은 소문난 집에 먹을 게 많았다. 두 팀은 향후 14차례 더 맞붙는다. 두 라이벌의 향후 자존심 싸움이 불꽃 튀게 됐다. 3연패를 끊은 두산도, 지난해 12승 7패로 앞서 천적 이미지를 만든 LG 모두 수확이 있었던 2차례 맞대결이었다.
[허경민의 질주와 오지환의 수비.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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