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패스트볼의 위력이 살아났다.
한화 김혁민. 지난해를 끝으로 류현진, 박찬호, 양훈이 한꺼번에 한화 선발진에서 빠져나가자 일찌감치 올 시즌 토종 에이스로 꼽혔다. 재계약한 대니 바티스타와 원투펀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지난해 8승 9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으나 후반기에 맹활약했다. 일각에선 “김혁민이 긁히면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투수”라고 할 정도.
김혁민은 우완 정통파다. 투구폼은 다소 깨끗하지만, 갖고 있는 직구의 위력이 대단하다. 150km를 상회하는 직구에다 주무기 포크볼 등을 비롯한 슬라이더, 커브 등도 섞는다. 김응용 감독도 그가 한화 선발진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김혁민은 흔들렸다. 2일 대전 KIA전, 7일 대전 넥센전서 연이어 부진했다. 결국 불펜으로 강등됐다. 혹독한 시즌 초반. 4경기에 등판해 4연패를 떠안았다.
4월 28일 인천 SK전이 터닝포인트였다. 이날 다시 선발로 돌아온 김혁민은 5⅔이닝 2실점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 직구 위력이 살아났다. 150km대를 오갔다. 예리한 로케이션도 살아났다. 그러자 포크볼의 위력도 배가됐다. 투구수도 절약했다. 3일 대전 SK전서도 마찬가지. 초반부터 SK 타선을 압도했다. 4일을 쉰 SK 타자들이 김혁민의 투구 스피드에 타격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1회 1사 후 이명기에게 내야안타를 내줬고 한동민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박정권을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으로 처리했다. 그러자 더욱 자신감이 생긴 모양이다. 2회와 3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김혁민은 4회 2사 후 박정권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다시 한번 위기. 그러나 박재상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5회 다시 위기. 4회말 공격이 길었던 관계로 투구 리듬이 살짝 흔들렸다. 선두타자 박진만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다. 김응용 감독은 곧바로 이대수를 조정원으로 바꿨다. 그러나 김혁민은 계속 흔들렸다. 조인성에게 포크볼을 던지다 좌전안타를 맞았다. 1사 2,3루. 결국 정근우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맞아 1점을 내줬다.
김혁민은 경기 중반에도 힘을 냈다. 6회에도 전혀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최정, 한동민, 박재상을 연이어 범타로 돌려세웠다. 7회엔 박진만, 조인성을 연이어 처리한 뒤 조동화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정근우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김혁민은 7회까지 100개를 던졌고, 7회말 공격이 길어졌음에도 8회 또 다시 등판했다. 비가 오는데다 추운 날씨 속 컨디션 유지가 어려운 상황. 이명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최정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마운드를 유창식에게 넘겨줬다. 한화가 리드를 빼앗기지 않으면서 김혁민에게 드디어 시즌 첫 승이 주어졌다.
7⅔이닝 115구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직구최고구속 149km. 스트라이크가 70개, 볼이 45개로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이 괜찮았다. 89개나 던지고도 7⅔이닝을 버텨낸 직구의 힘으로 일군 호투였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을 섞었다. 직구의 위력과 제구가 함께 좋아지자 변화구의 위력도 좋아졌다. 김혁민이 타자와의 승부를 주도해나간 결과.
또한, 한화 수비수들의 이날 집중력이 굉장히 좋았다. 강하고 깊은 타구를 잘 처리하면서 김혁민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혁민도 수비를 믿고 던지면서 투구수도 절약했다. 김혁민으로선 이날 경기서의 구위, 제구, 밸런스를 기억한다면 다음 등판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강속구의 위력이 살아난 김혁민이 기분 좋은 시즌 첫승을 따냈다.
[김혁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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