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연령별 대표팀 시스템 확립이 절실하다.
한국농구 기둥 이종현(206cm)은 올해 바쁘다. 그는 고려대 새내기다. 고려대 소속으로 대학리그를 치르고 있다. 4월 중순 이후엔 국가대표팀 소집 훈련을 병행했다. 대학리그 휴식기엔 동아시아선수권대회를 치렀다. 한국의 대회 3연패를 이끈 기쁨도 잠시. 이종현은 이번엔 19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에 합류했다. 다시 대학리그와 대표팀 훈련을 병행하는 상황. 그는 6월 말 체코에서 열릴 대회 참가를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그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8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성인대표팀에 합류해야 한다.
김민구, 김종규(이상 경희대), 이승현, 문성곤(이상 고려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김민구, 김종규, 이승현은 이미 동아시아대회 준비와 대학리그 소화를 병행했다. 그들은 7월 러시아에서 열릴 유니버시아드대표팀에도 참가한다. 성인대표팀 예비명단에도 들어가있다. 이들이 실제로 8월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마친 뒤엔 프로 아마 최강전, 대학리그 플레이오프 등 국내 대회도 치러야 한다. 엄청나게 빡빡한 스케줄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 한국농구, 유망주들이 있어 희망적이다
실제 위에서 언급된 이들의 기량. 농구인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당장 프로농구에 뛰어들어도 식스맨급, 혹은 그 이상의 활약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한국농구 유망주 씨가 완전히 마른 게 아니다. 남자농구는 분명 희망이 있다. 이종현, 김종규는 포스트 서장훈 후보들이다. 이승현은 제2의 전희철, 현주엽 급으로 성장할 물건이다. 문성곤 역시 차세대 슈터 후보. 이들 외에도 각 포지션 별로 월등한 기량과 하드웨어로 해당 연령대를 씹어먹고 있는 유망주들이 수두룩하다.
한국농구는 이들을 키우고 싶어 한다. 1.5군으로 출전한 동아시아선수권 우승. 우승보다 대학 유망주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게 더 큰 수확이었다. 이들에게 국제대회 우승이라는 자신감과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특히 김민구, 김종규, 두경민으로 이어지는 경희대 3총사는 당장 2013-2014시즌 프로농구 판도를 뒤엎을 태풍의 핵들이다. 침체된 프로농구를 되살릴 구세주이자 희망이다.
▲ 유망주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혹사는 안 된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관리가 옳게 이뤄지고 있느냐다. 일단 동아시아 대회서는 기존 프로농구 스타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대학 유망주들의 기량을 점검했다. 하지만 이후 열릴 세계청소년대회, 유니버시아드, 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일부 대학 유망주들이 혹사당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이종현, 김종규, 이승현 등은 장신자들이다. 이들은 키가 큰 만큼 몸무게도 많이 나간다. 잦은 경기 출전은 무릎, 발목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농구 트레이너들, 동아시아 대표팀 최부영 감독은 “장신자들은 피로 회복 속도도 늦다”고 지적했다.
국제대회 경험을 쌓는 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체계적인 관리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자칫 부상을 입을 경우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 이들이 이제까지 뛴 경기보다 앞으로 뛰어야 할 경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성인대표팀에서 낙마할 경우 결과적으로 한국농구 리빌딩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각 연령별 대표팀이 무조건적으로 양보해야 할 의무도 없다.
결국 성인대표팀을 비롯한 연령별 대표팀 시스템 확립이 시급하다. 축구의 경우엔 연령별 대표팀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어린 유망주들이 성인대표팀에 뽑힐 경우 최대한 교통정리를 하는 편이다. 농구도 이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에 걸맞은 규정 보완이 시급하다. 대한농구협회도 이런 점에 동감하고 있다. 6월 초 농구협회는 국가대표협의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실질적인 합의점이 나와야 한다. 한국농구가 모처럼 잡은 호기를 날려선 안 된다.
[이종현-이승현(위), 김종규(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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