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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3년 만에 컴백이었다. 짧지 않은 공백기를 가진 오지호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코미디 작품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은 성공했다.
KBS 2TV '직장의 신'에서 오지호는 회사에 충성하는 Y-Jang 마케팅 영업부 팀장 장규직역을 맡았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배우 김혜수와 첫 호흡을 맞췄고 드라마는 방영 내내 많은 인기를 누렸다.
"연장이야기가 왜 없냐고 물어본 드라마는 처음이다. 배우가 먼저 다른 드라마는 연장하느라 난리가 났는데 왜 우리 드라마는 안 하느냐고 물어봤다. 제작진은 16회였기 때문에 깔끔하게 정리 될 수 있었다고 했는데 정말 아쉬웠다. "
오지호의 말처럼 '직장의 신'이 연장을 했더라면, 오지호가 16부작 이후에 보여주고자 했던 부분은 뭐였을까.
"아마 멜로 쪽에 더 힘을 실지 않았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은 정유미였다. 대한민국 계약직을 대표한 정주리. 하지만 이런 정주리에 대한 이야기가 마지막에 급하게 끝나면서 계약직에 대한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오지호가 연장을 논할 정도로 미스김과의 멜로를 아쉬워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어느 순간부터 장규직이 미스김을 여자로 보기 시작했지만 그 이유가 시청자들을 설득하는 부분에 있어 아쉽다는 평이 있었기 때문.
"장규직이 미스김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표현이 잘 안 된 것 같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흔히들 말하는 미운 정이다. 이상한 여자가 자꾸 내 눈 앞에 있는 것이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안 보면 될 텐데 자꾸 내 눈에 띄고 그러면서 그 여자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집에 가도 자꾸 생각이 나고. 어느 순간 그 이상했던 여자가 예뻐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모습이 있었다면 장규직과 미스김의 멜로가 더 힘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우리 드라마에 악역이라고 꼽을 사람은 없지만 사실은 나였다. 장규직은 선과 악을 모두 보여준 인물이었다. 나도 장규직이라는 역할을 하면서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듣겠구나 라고 생각다. 처음에는 많이 미움도 받았지만 장규직이 이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작가님이 그 믿음을 지켜주셨다. 물론 임신했다는 박봉희(이미도)에게 회사를 그만두라고 했던 것은 정말 미안했다. 그땐 정말 나도 힘들었다.(웃음)"
이처럼 오지호는 작가에 대한 신뢰가 많은 배우로 대본에도 충실한 타입이다. 애드립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애드립을 시도했고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보통 나는 애드립을 안 하고 대본에 충실한 편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애드립도 많았다. 장규직이라는 캐릭터 때문에 애드립이 많았던 것도 이유지만 미스김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모든 사람들의 말에 대해 받아주질 않으니 내가 혼자 계속 말을 했다. 언젠가부터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내 애드립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한 번은 체육대회가 끝나고 포장마치 신에서 진짜 재밌는 애드립을 생각했는데 긴장감 때문에 그 애드립이 생각이 안 났다. 아쉽게 그 애드립을 못 했는데 아직도 생각이 안 난다."
오지호는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김혜수에 대한 존경심과 카리스마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실 무섭다"고 말한 바 있다. 드라마가 끝난 지금 그는 "내가 김혜수 선배님에게 갖고 있던 것은 오해였다"고 말?다.
"초반에 김혜수라는 배우에 대한 부담감과 혜수 누님의 카리스마에 기가 눌렸다. 그러다 드라마가 진행되고 김혜수 누님을 알게 되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누님이 먼저 벽을 허물고 다른 배우들에게 다가오셨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끝날 때마다 나한테 '지호씨 이런 점은 정말 많이 배웠어'라고 직접적으로 말해주시거나 배우들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들어 칭찬해주셔서 현장 분위기도 좋아지고 다들 신이 났다. 사실 후배 연기에 대해 일일이 칭찬 해주는 배우가 많지 않고 쉽지도 않다. 정말 김혜수란 배우는 알면 알수록 대단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내용 자체가 여배우가 중심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 당연하다. 나는 아직도 시행착오를 겪는 배우다. 배우로서 내 커리어를 더 쌓아야 내가 독단적으로 갈 수 있는 작품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 나는 40살이 돼야 그런 커리어가 쌓이고 개인적인 명작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배우 오지호.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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