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초등학교 시절 만났던 교회 목사님과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참혹한 죽음을 맞은 한 여성의 사연이 공개된다.
8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첫사랑의 정체-남편의 두 얼굴'이란 제목으로 이별로 인해 발생하는 범죄의 실태를 조명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한다.
지난 1988년, 초등학교 5학년이던 어린 선화(가명)에게 새로 온 교회 목사님은 동경의 대상인 동시에 첫사랑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둘의 인연은 약 20여년동안 이어졌다.
갓 대학생이 된 선화씨는 가족들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목사님과의 만남을 고집했고 1998년, 혼인신고까지 올렸다. 자상한 목사 남편과 싹싹하고 밝은 어린 아내, 그리고 늦게 얻은 두 딸까지, 선화씨의 결혼생활은 남부러울 것 없어 보였다.
그런데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5월 4일, 선화씨는 잠든 남편의 옆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과연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선화씨의 지인과 그의 친언니는 제작진에게 아무도 몰랐던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놨다.
"길바닥에서도 막 때리고 발로 차고 그럼 애들이 막 말렸어요." "심지어는 그렇게 임신한 배에는 칼도 안 들어갈 줄 아냐고 칼로 위협하고 배에다가 칼도 들이댔어요."
한 없이 자상할 줄만 알았던 남편은 날마다 선화씨에게 폭행을 일삼아왔다고 한다. 이를 견디지 못한 선화씨는 작년 7월경, 남편에게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끔찍한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법에 도움을 청한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과 그녀를 쉽게 이혼시켜주지 않았다. 이른바 '조정전치주의', 이혼소송 등의 가사사건 판결 전에 조정을 거치는 절차 때문이었다.
소송이 길어질수록 선화씨는 지쳐갔다. 자신을 떠나려 한다는 배신감에 가득찬 남편은 선화씨에게 더욱 심한 폭행을 일삼았다. 그러던 남편은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연락을 해왔고, 선화씨는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남편을 찾았다. 그것이 선화씨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WHO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35% 이상의 여성살해가 친밀한 관계 사이에 발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여성의 전화'에 따르면 2012년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기준으로 최소 3일에 1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상대에 의해 살해당하고 있으며 하루에 1명의 여성이 미수, 기타위협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뉴스에서는 성폭행, 살인사건 등의 강력범죄들이 자주 등장하지만, 실제 우리 주위에서 훨씬 더 자주 발생하고 잔인하게 일어나고 있는 건 연인, 가족 등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른바 '이별범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지극히 사적인 부분으로 간주하고 다른 범죄에 비해 가볍게 여기는 것이 현실이다.
[이별범죄에 다루는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 = SBS 제공]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