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조인식 기자] "택근이가 가만히 있었다면 내가 선수들에게 화를 냈을 것이다"
돌려서 말했지만, 역할을 해준 주장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넥센 히어로즈의 사령탑 염경엽 감독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 경기에서 진갑용(삼성)과 이택근(넥센) 사이에 있었던 신경전과 이후 벌어졌던 벤치클리어링을 두고 넥센 감독 입장에서 차분히 이야기를 풀어갔다.
사실 염 감독도 그 일이 있기 전부터 기분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염 감독은 "택근이가 가만히 있었다면 (경기가 끝나고)내가 선수들에게 화를 냈을 것이다. (3연전 동안)6개나 맞았고, 150km짜리 공에 맞아 전력 손실도 있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이 언급한 전력 손실이란 팔꿈치에 공을 맞은 이성열이 일주일 정도 경기에 출전할 수 없음을 설명한 것이다. 이외에도 넥센 선수들은 심창민을 비롯한 삼성 투수들의 공에 수차례 맞아 감정이 좋을 리 없었다.
염 감독은 계속 말을 이어 "택근이가 잘 했다. 그게 팀 플레이라고 생각한다. 맞힌 사람은 기억 못하지만 맞은 사람은 기억을 한다. 성열이가 커가는 페이스인데 자칫하면 야구 인생이 잘못될 수도 있지 않은가. 상대가 (미안하다는)제스처를 하지 않았을 때는 택근이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염 감독도 심창민이 고의로 몸에 맞는 볼을 던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당시 상황도 그럴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여러번 투구에 맞은 넥센 입장에서는 한 번쯤 짚고 넘어갈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이택근 타석에서 다시 나오면서 팀의 주장인 이택근도 침묵할 수 없었다. 넥센은 그 이후 힘을 내며 벤치클리어링을 분위기 반전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염 감독이 화를 낼뻔 했다는 말은 그런 계기를 만들어준 주장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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