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체력도 올라왔고 프로그램 완성도도 높였어요.”
그동안 손연재(19, 연세대)를 취재하면서 느꼈던 점 하나. 좀처럼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겸손함이었다. 그런 그녀가 아시아선수권서 한국리듬체조 역사상 최초로 국제대회 3관왕의 주인공이 되자 한층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 애기 같은 귀여운 외모와 꾀꼬리 같은 목소리엔 이전과는 다르게 힘이 붙어 있었다.
손연재가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손연재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례적인 자신감을 보였다. 손연재의 실력은 더 이상 거론할 게 없다. 이미 탈 아시아급이다. 월드컵시리즈서도 연이어 메달을 딸 정도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그런 그녀의 최대 과제는 체력이었다. 네 종목을 이틀에 걸쳐 치르는 국제대회서 분명히 어려움을 드러냈다.
체력적인 어려움이 연기에 기복이 생기게 된 원인이었다. 때때로 생긴 기복은 실수를 유발했고, 실수는 연기의 안정감을 떨어뜨렸다. 이번 대회 종목별 결선 볼에서 4위로 밀려난 원인이었다. 물론 프로그램 완성도에 대한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자신감이 붙었다. 손연재는 “체력적으로 많이 올라왔다. 연습을 할 때 네 종목 모두 연이어 연기하는 연습을 했다. 실수가 나와도 매끄럽게 이어가는 연습을 했다. 그러면서 체력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라고 했다.
물론 종목별 결선서 볼과 리본 금메달을 놓쳤다. 하지만, 세계적인 클래스의 선수도 연달아 네 종목을 하루, 이틀에 걸쳐 연기할 경우 한 두 차례 페이스가 흔들릴 수 있다. 또 이번 대회선 생각하지도 않았던 덩센위에(중국)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손연재는 “솔직히 아시아선수권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관왕을 차지한 건 큰 수확이다.
손연재는 “프로그램 완성도도 높였다”라고 했다. 실제 올 시즌 월드컵시리즈서 연이어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곤봉에서 실수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머리 위에 수구를 얹고 깜찍하게 스텝을 밟는 연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민함도 보여줬다. 곤봉을 던진 뒤 발 뒤쪽으로 받아내는 신기술도 매끄럽게 소화했다. 볼에서도 공을 바운드 한 뒤 등 뒤로 받아내는 신기술도 능숙하게 소화했다.
이는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국제체조연맹에 독창성 기술 등재 신청을 한 뒤 실제 세계선수권서 연기에 성공하면 독창성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향후 4년간 손연재만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부분. 실제 독창성 기술을 등재할 것인지 말 것인지 아직 결정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시아선수권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게 수확이다. 그만큼 바뀐 프로그램에 대한 완성도를 높였다는 의미다.
결국 이젠 실수와의 싸움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월드컵시리즈나 세계대회서 순위가 갈리는 원인도 결국 잔실수다. 대회 당일 컨디션이 좋든 좋지 않든 페이스를 이어갈 수 있는 저력이 필요하다. 손연재에게 남은 과제도 결국 실수 줄이기다. 손연재도 “세계선수권대회도 올림픽처럼 후회없이 해야 한다. 작은 부분에서 실수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손연재는 자신감을 갖되, 방심도 하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 선수들도 많이 성장했다. 뿌듯하지만 자극도 된다. 아시아선수권서 18점대 점수는 큰 의미는 없다. 세계선수권서도 그 정도의 점수가 나올 수 있게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아시아선수권 금메달로 “아시안게임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라는 손연재. 그녀의 자신감엔 이유가 있다. 세계적인 톱랭커로서 이젠 실수 줄이기와의 싸움이 시작됐다.
[손연재. 사진 = 인천공항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