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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은 한화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만 빼고 모든 것을 다 이룬 선수였다. 한국프로야구 출신 선수의 첫 메이저리그 직행. 한국 야구의 '숙원'을 풀어낸 선수가 바로 류현진이다.
한국프로야구 출신 선수의 메이저리그 성공 사례가 없다보니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나마 국제 대회라 할 수 있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나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지 않았다면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라는 평가가 나왔을지도 의문이다.
류현진의 올 시즌 예상 성적을 두고 대부분 '12승 정도에 평균자책점 4점대 초반' 정도를 예상한 것은 그만큼 데이터가 없어 대만인 투수 천웨인(28·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지난 해 성적과 비슷한 예상이 많았다.
한국프로야구에서 7년을 뛰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검증 받지 않은 신인 선수에 불과했다. 때문에 미국 언론들은 류현진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했다.
류현진은 스프링트레이닝에 입성하자마자 호된 신고식을 해야 했다. "류현진이 담배를 피워서 달리기를 잘 하지 못했다"는 등의 악평이 담긴 기사가 나오는가 하면 불펜 피칭을 생략하는 것에 대해 '태클'을 거는 기사도 쏟아졌다.
이는 정규시즌이 개막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은 4월 3일(이하 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역사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6⅔이닝 10피안타 3실점 1자책.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데뷔전부터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여 무난한 평가를 받을 만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 기자들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타격 후 성의 없이 주루플레이를 한 것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았다. 기다렸다는 듯 질문 공세를 퍼부었고 류현진은 "내가 잘못했다. 최선을 다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창피하고 반성할 일"이라고 해명했다.
다음 등판을 준비하던 류현진은 또 한번 질문 공세를 받았다. 이번엔 "왜 불펜 피칭을 생략하느냐"는 것이었다.
보통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된 선발투수는 1경기 등판 후 4~5일 동안 휴식을 취한다. 대부분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갖추고 있고 순서대로 등판하기에 휴식 기간이 발생한다. 물론 마냥 휴식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등판에 앞서 불펜 피칭을 소화한 뒤 다음 경기에 나선다.
류현진은 한화에 있을 때도 불펜 피칭을 생략하면서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메이저리그에 왔다는 이유 만으로 자신의 방식을 포기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의 동의도 구했다.
그러나 류현진에게 질문을 쏟아낸 현지 언론의 한 베테랑 기자는 "나는 메이저리그를 30년 이상 취재를 했다. 지금껏 불펜 피칭을 하지 않는 선수는 보지 못했다"면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류현진은 현지 언론의 의구심에도 불구,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했다. 그리고 4월 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 경기에서 대망의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이후 류현진은 승승장구했다.
현지 언론이 류현진을 대하는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졌다. 이제는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 등 다저스의 투수 3인방은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이 될 것"이라면서 역대 '투수 3인방'으로 이름을 날린 선수들의 이름을 열거하기도 했다. 그만큼 류현진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류현진은 지난달 29일 LA 에인절스전에서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두는 등 올 시즌 6승 2패 평균자책점 2.72로 순항하고 있다.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류현진. 이제 그에게 '태클'을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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