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심이 망친 리즈와 나이트의 무실점 투수전

[마이데일리 = 잠실 조인식 기자] 오심 하나가 무실점 중이던 선발투수를 흔들어놓았고, 만루홈런 한 방에 승부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

각각 4연승과 5연패 탈출에 도전했던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승부는 오심 하나에 갈렸다. 오심 이후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가 흔들리며 밀어내기 볼넷과 만루홈런을 내줬고, 팽팽했던 흐름은 거기서 완전히 갈렸다.

레다메스 리즈와 브랜든 나이트가 무실점으로 버티며 양 팀이 0-0으로 맞서고 있던 5회말 2사 만루. 타석에 들어선 박용택은 3유간으로 빠지는 듯한 타구를 날렸다. 넥센 3루수 김민성은 다이빙 캐치로 타구를 낚아채 곧바로 2루에 뿌렸다. 만루였기 때문에 어디에든 던져 공이 주자보다 먼저 도달하면 이닝이 종료되는 상황.

공은 김민성의 의도대로 정확히 갔고, 2루수 서건창은 발을 베이스에 둔 상태로 정확히 공을 잡았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박근영 2루심은 아웃이 아닌 세이프를 선언했다. 기록은 3루수의 야수선택이 됐고, 경기는 LG의 1-0 리드가 됐다.

평소 침착하기로 소문난 나이트가 참지 못하고 흥분했을 정도로 이 판정은 명백한 오심이었다. 넥센 벤치에서도 어필에 나섰지만 상황은 번복되지 않았고, 흔들린 나이트가 정의윤의 밀어내기 볼넷과 이병규(9번)의 그랜드슬램에 주저앉으며 0-0이던 경기는 단숨에 LG의 6-0 리드가 됐다.

이후 LG는 나이트를 더 두들겨 5회에만 8득점한 끝에 9-0으로 대승을 거뒀다. 나이트는 5회까지 무실점으로 끝내고 6회 이후도 책임질 수 있었지만, 실책이 피칭에 영향을 줬고, 결국 4⅔이닝 9피안타 8실점(7자책)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리즈는 완봉승으로 마지막까지 호투를 이어갔다. 그러나 명품 투수전의 한 축이 될 수 있었던 상대 선발 나이트가 오심에 희생된 것은 이날 경기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승리한 LG는 4연승과 함께 8연속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며 2위 넥센을 1.5게임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오심이라는 변수 없이 힘과 힘의 맞대결에서 거둔 승리였다면 이날 LG가 만든 두 가지 기록도 빛났을 것이다.

LG도 피해자라면 피해자였지만, 넥센은 동점으로 경기를 끌고 가 연패를 끊을 기회마저 원천적으로 잃었다.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게 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심판의 잘못이었다.

[브랜든 나이트는 결정적 오심에 호투할 기회마저 잃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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