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박찬호는 18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박찬호는 외롭지 않았다. 한국 야구의 전설인 '92학번' 동기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낸 것이다.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 넥센에서 코치로 활약하고 있는 홍원기 코치와 아직도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넥센 외야수 송지만, 그리고 은퇴 후 재활센터를 열어 선수들의 재활을 돕고 있는 차명주 원장이 참석했다. 아직 시즌 중인 만큼 넥센의 코치와 선수가 참석한 것이 눈길을 끌었는데 넥센은 이날 경기가 없다.
박찬호는 '절친' 홍원기 코치에 대해 "고등학교 때까지 학교를 같이 다녔다. 나의 어린 시절을 가장 많이 알고 있다"면서 "미국에 갔을 때도 힘들 때 전화통화를 하면 무슨 이야기든 다 할 수 있는 친구"라고 소개했다.
차명주 원장은 "내가 미국 진출하는데 일조를 했다"면서 "내 집에 1달 동안 숨겨줬다가 한양대에 갈 수 있게 도와줬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고교 졸업 후 한양대와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이글스) 입단을 놓고 고민을 하다 한양대 감독의 지시로 차명주의 자택에서 숨어 지낸 뒤 결국 한양대에 입학했고 재학 도중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박찬호는 "보름 동안 같이 있으면서 의식주를 해결해준 친구였다"고 고마움을 표한 뒤 "일본프로야구 경기가 담긴 비디오를 쌓아놓고 공부하는 선수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송지만과는 서로 '찬호씨', '지만씨'라고 부르는 어색한(?) 사이임을 폭로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송지만이 지금도 현역 선수로 뛰고 있는 것에 대해 "정말 부럽다"고 말하면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이에 송지만은 "누구나 다 아는 메이저리거이고 미국 땅에서 우리 선수가 한국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해준 선구자 역할을 해냈다. 같은 선수이지만 나는 꿈의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내가 선수 생활은 더 오래하고 있지만 부러워하고 선망의 대상이다"고 치켜 세웠다.
이제 불혹에 접어든 전설의 '92학번' 선수들은 지금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네 선수의 모습에서 진한 우정과 훈훈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18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박찬호 자전에세이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출간 기자간담회에 박찬호를 응원하기 위해 92학번 동기인 홍원기 넥센 코치,박찬호,차명주,송지만(왼쪽부터)이 참석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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