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살짝 삐걱대는 건 사실이다.
최근 삼성 경기를 보면 확실히 선발투수들이 시즌 초반에 비해 얻어맞는 경기가 많다. 류중일 감독도 “선발투수들의 볼 끝이 조금 무뎌진 것 같다”라고 걱정했다. 아네우리 로드리게스, 릭 벤덴헐크가 최근 몇 경기 연속 부진했다. 지난 주말엔 토종 3인방 장원삼, 윤성환, 배영수마저 NC 타선에 고전했다.
▲ 토종 3인방보다 외국인 듀오가 걱정이다
장원삼, 윤성환, 배영수로 이어지는 토종 3인방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세 사람은 18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NC 타선이 세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 사실이다. 세 사람의 공이 나빴다기보다 NC 타선의 최근 흐름이 상당히 좋다. 나성범-이호준이 이끄는 중심타선에 하위타선도 쉽게 넘어가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이들 토종 선발 3인방은 경험이 풍부하다. 한, 두 차례 무너져도 일어날 수 있는 맷집이 있다. 최근 수 년간 삼성 선발진을 지키며 검증이 된 부분이다. 올 시즌만 해도 그렇다. 배영수는 개막전서 만루포 2방을 맞으며 무너졌으나 이후 9경기 중 5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살아났다. 장원삼도 5월 1일 넥센전서 6⅔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뒤 2경기 연속 퀼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정상 페이스를 찾았다. 윤성환도 개막전 부진 이후 2패를 당할 때까지 7경기 중 6경기서 퀼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다들 슬럼프 없이 최소한의 자기 몫은 해냈다는 의미다.
오히려 외국인투수들의 최근 행보는 걱정스러운 부분. 릭 벤덴헐크가 5월 31일 대구 롯데전서 4이닝 8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진 뒤 6월 6일 목동 넥센전서도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로드리게스도 최근 5경기 중 5회를 채운 경기가 3경기뿐이다. 반덴헐크는 최근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고 있고 로드리게스는 투구의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 일단 류 감독은 지난주 4일 휴식기 이후 이들의 선발 순번을 한 차례 건너 뛰었다.
그런 점에서 19일 선발 예고된 반덴헐크의 행보에 관심이 간다. 그는 류 감독이 내심 에이스 역할을 해주길 바랐던 투수다. 통합 3연패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투수가 필요하다고 봤고, 벤덴헐크가 그런 아우라를 풍겨주길 원했다. 하지만, 지금까진 아니다. 스리쿼터 형으로 던지는 데 최근 타자들이 완벽하게 적응을 한 상황. 돌파구가 필요하다.
▲ 선발 대기조 차우찬 있다, 위기관리능력은 충분
선발투수에게만 위기관리능력이 필요한 게 아니다. 선발로테이션 전체의 위기관리능력도 필요하다. 한 시즌을 치르면 선발진 자체에 위기가 반드시 생긴다. 급격한 업-다운 사이크를 그리는 타자만큼은 아니지만, 투수들 역시 힘이 떨어지는 시기가 온다. 이럴 때 내부적인 자정능력이 필요하다. 투수진 전체의 힘이 약한 팀은 이때 무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삼성은 이 부분에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선발진 예비후보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차우찬의 페이스가 매우 좋다. 16일 창원 NC전서 모창민에게 홈런 한 방을 맞아 실점했으나 구위와 제구력 자체가 시즌 초반에 비해 좋아졌다는 평가. 4이닝 2피안타 1실점 쾌투였다. 6일 목동 넥센전서 2⅓이닝 3실점한 걸 제외하면 최근 10경기서 실점한 경기는 16일 경기뿐이다.
차우찬은 최근 롱릴리프로 자주 나오고 있다. 이닝 소화도 늘렸다. 선발투수 중 1명이 급격히 흔들릴 경우 언제든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다른 팀으로선 쉽게 상상하지 못할 부분이다. 바꿔 말하면 삼성 마운드만의 장점이다. 기존 선발투수들로선 차우찬의 호투에 좀 더 긴장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 삼성 선발진이 살짝 삐걱거리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벤덴헐크(위), 차우찬(아래).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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