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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승패를 떠나 맞대결만으로 의미있는 경기였다.
류현진(LA 다저스)과 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 브롱크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의 경기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류현진은 6이닝 5피안타 4탈삼진 2볼넷 3실점, 구로다는 6⅔이닝 8피안타 2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과 구로다는 공통점보다는 다른점을 찾기가 훨씬 쉽다. 류현진은 1987년생, 구로다는 1975년생으로 나이부터 12살 차이 난다. 여기에 류현진은 좌완인 반면 구로다는 우완이다. 미국에서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두 명 모두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있거나 입었다는 점 정도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이전을 살펴보면 동병상련이 느껴진다. 류현진과 구로다 모두 약팀의 에이스로 활동하며 고독한 에이스 이미지를 풍겼다.
류현진이 프로에 데뷔하던 2006년만 하더라도 그가 '소년가장'이 될 것이라고는 많이 예상하지 못했다. 한화는 2006년 류현진의 활약 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후 점차 팀 성적이 떨어지더니 2009, 2010, 2012년 최하위를 기록했다.
류현진이 엄청난 호투를 펼친 경기에서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는 경기가 적지 않았다. 결국 한국 무대에서 100승을 채우지 못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구로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구로다는 1997년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입단하며 일본 프로야구에 발을 들였다. 12시즌동안 히로시마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돌아온 것은 103승 89패였다. 히로시마 역시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약팀인 탓이다. 히로시마는 1997년 센트럴리그 3위를 기록한 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클래스A(리그 1위~3위)로 한 차례도 올라가지 못했다.
최다 완투 6차례 등 74차례나 완투했지만 승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한 시즌 최다승 역시 15승에 불과하다. 구로다는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지난 시즌, 16승(11패)을 거두며 일본 프로야구에서 거둔 한 시즌 최다승을 넘어섰다.
이렇듯 약팀에서 다른 선수들과 동고동락했기 때문일까. 류현진과 구로다는 친정팀에 대한 애착도 강하다. 류현진은 미국 진출 초창기에도 한화 경기 결과를 꼼꼼히 챙겼으며 이는 구로다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일본에서의 FA 계약 때는 거액을 마다하고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친정팀 히로시마와 재계약했다. 일본으로 돌아갈 경우에는 히로시마로만 간다고 선언했다.
이렇듯 한국과 일본 리그에서 이들은 고독한 에이스였다. 그랬던 이들이 메이저리그에서, 그것도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 빅마켓 구단 다저스와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맞붙었다. 또한 장소는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야구장 중 한 곳인 양키스타디움이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우리내 인생사 같다.
[구로다 히로키(왼쪽)와 류현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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