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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걸그룹이 한풀 꺾였다 싶더니 착각이었다. 지난 4월 말부터 포미닛, 시크릿을 시작으로 티아라엔포, 헬로비너스, 나인뮤지스, 레인보우, 씨스타, 애프터스쿨, 써니힐, 달샤벳, 걸스데이 등 일일히 다 열거하기 어려운 걸그룹들이 앞다퉈 컴백했다.
몇몇을 제외하고 이 걸그룹의 공통된 콘셉트는 '섹시 코드'. 섹시미를 발산하기 위해서 수반되는 필요조건은 노출이다. 걸그룹 노출 수위와 관련한 문제점은 비단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다. 과도한 노출로 인한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지 않은 걸그룹이 없을 정도다. 최근 걸그룹들의 컴백 러시가 이뤄지면서 노출경쟁을 더욱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걸그룹의 과도한 노출은 '성 상품화', '청소년 성관념 악영향', '성범죄 증가' 등 많은 사회적 문제들과 결부된다. 이에 사회 곳곳에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그럼에도 걸그룹은 꿋꿋하게 '섹시 코드'를 들고 나오며 최대한의 노출을 감행한다.
단순하게 말해서 걸그룹이 노출하는 이유는 대중들의 시선을 '쉽게'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새 걸그룹에게 있어 노출을 통한 섹시 콘셉트는 가장 효과적으로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최대 마케팅 수단이 됐다. 걸그룹 멤버들은 아슬아슬한 의상을 입고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하며 ?R쇄적인 눈빛을 발산한다. 대중들은 걸그룹의 음악과 무대가 아닌 볼륨감 넘치는 가슴과 엉덩이, 매끈하게 뻗은 다리에 시선을 고정한다.
하지만 '노출'의 최대 맹점은 여기에 있다. 걸그룹이 적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의 공백기간 동안 '어떻게 하면 섹시하게 보일까'에 대해서만 고민한 것은 아닐 것이다. 앨범에 수록할 노래를 선정하고, 연습과 녹음을 거치며 그들은 분명히 성장했다. 또 퍼포먼스 역시 오랜 시간에 걸친 연습을 통해 완성해 냈을 것이다. 노출은 음악팬들에게 이것을 확인할 기회를 가리우고 있다. 제 살을 깎아 먹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각을 바꿔 보면, 대중들은 노출을 통해 그저 쉽게만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그들의 꾀 약은 속셈을 모르지 않는다. 음악에 대한 열정도, 목표도 상실한 채 시선끌기에만 집중한 걸그룹에 음악팬들은 더 이상 찬사를 보내지 않는다. 그저 순간의 눈요깃거리로 바라볼 뿐이다. 게다가 너도 나도 가열차게 벗고 있는 요즘 여가수들의 무대에 점점 피로감도 더해가고 있는 것 같다.
한 가요 관계자는 "가요 프로그램 대기실이 방송국인지, 수영장인지 분간이 안 될 때가 정말 많다.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도 모르겠다. 가수들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다른 그룹은 어디를 어떻게 노출했는지 분석을 하기도 한다. 거의 모든 걸그룹들이 최고 수위의 노출을 하고 나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하지만 그렇다고 노출을 하지 말라고, 수위를 낮추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노래를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다른 그룹들이 섹시한 퍼포먼스와 함께 노출을 하면 당장 비주얼적인 경쟁력이 떨어져 주목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번이라도 더 시선을 끄는 것이 가수들이나 제작자들에게는 중요한 문제다"고 말했다.
대중들 앞에서 무대를 꾸미는 가수들에게 있어서는 대중들의 주목과 관심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마케팅은 옳지 않다. 박수와 응원을 받을지, 음흉한 눈빛을 받으며 갈지는 그들의 결정에 달렸다.
[걸그룹.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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