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1루, 2루, 3루. 주자가 꽉 차 있다. 주위에서 숨 죽일 때 류현진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9타수 무안타. 류현진의 위기 관리능력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장면이다.
류현진(LA 다저스)은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8피안타 2탈삼진 4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전까지 6승 3패 평균자책점 2.96으로 활약한 류현진이지만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는 좋은 기억이 없다. 두 차례 등판해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당한 3패 중 2패를 샌프란시스코에게 기록한 것. 데뷔전이었던 4월 3일에는 6⅓이닝 10피안타 3실점(1자책), 5월 6일에는 6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 멍에를 썼다.
이날도 피안타와 볼넷, 탈삼진 숫자만 본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닝수보다 많은 안타, 4개의 볼넷, 1개의 탈삼진은 평상시 류현진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점수는 단 한 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이 있었다. 특히 두 차례 만루 위기를 넘기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물론 만루는 타자에게도 '점수를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투수는 안타와 홈런은 물론이고 볼넷만 내주더라도 실점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한다. 때문에 '간이 크지 않은 선수'들의 경우에는 만루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지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류현진은 평상시 모습답게 만루에서도 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전까지 류현진은 만루 상황에서 7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볼넷도 한 개도 없었다. 그야말로 철벽봉쇄였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2회 첫 실점을 한 류현진은 3회들어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2사 1루에서 헌터 펜스를 볼넷, 파블로 산도발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것. 하지만 실점은 없었다. 다음타자 브랜든 크로포드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하이라이트는 5회. 1-1로 맞선 상황에서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사 이후 포지에게 볼넷, 펜스와 산도발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며 1사 만루에 몰렸다. 이번에도 상대는 크로포드. 결과는 최상이었다. 볼카운트를 1-2로 유리하게 형성한 뒤 슬라이더를 던져 1-2-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요리했다. 덕분에 류현진은 5회까지 7안타, 4볼넷을 허용하고도 1점만 내줬다.
비록 이날 류현진은 상대를 압도하지 않았지만 극강의 위기관리능력을 앞세워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