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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도우미와 천적을 새롭게 만났다.
류현진은 30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6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13번째 퀄리티 스타트(QS)를 올리고도 외야수들의 실수로 승리는 날아갔지만, 팀 승리의 발판이 된 역투였다.
이날 류현진의 7승 도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좌타자 체이스 어틀리였다. 4번인 도모닉 브라운이나 전날 맹타를 휘두른 우타자 마이클 영, 델몬 영 등이 가장 어려운 상대가 될 전망이었으나, 뚜껑을 열고 보니 어틀리가 가장 힘든 상대였다.
류현진은 1회초와 3회초 2번타자 어틀리에게 연타석 솔로홈런을 맞아 2점을 허용했다. 호투를 펼친 류현진이지만, 유독 어틀리에게는 어려움을 겪으며 2점을 모두 어틀리의 손에 내줬다. 하지만 마지막 두 타석에서는 어틀리를 잡아내 상대 전적을 4타수 2안타로 마무리한 것은 위안이었다.
7번 타순에 배치된 벤 리비어도 천적이라 할 수 있었다. 리비어는 류현진을 상대로 3타수 3안타를 때려 타율 면에서는 어틀리보다 더 강했다. 점수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3개의 안타 중 2개가 2루타였을 만큼 리비어의 타격 또한 류현진에게는 어틀리나 헌터 펜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못지않게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도우미로 핸리 라미레즈가 등장했다. 라미레즈는 다저스가 0-1로 뒤지고 있던 1회말 1사 1, 2루에서 필라델피아 선발 클리프 리의 초구를 때려 역전 3점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 한 방으로 다저스는 9회까지 리드했고, 류현진은 7승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이날 4번으로 출장한 라미레즈는 2루타도 곁들이며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4번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한 3-2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하고 있던 8회초 2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는 케빈 프랜슨의 잘 맞은 타구를 호수비로 땅볼 처리해 류현진의 승리가 날아갈 뻔 했던 위기에서도 팀을 구해냈다. 비록 외야수들의 어이없는 수비로 7승 달성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만약 7승을 달성했다면 라미레즈가 보여준 수비는 결정적 장면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라미레즈는 류현진의 다저스 진출이 결정됐던 시기부터 아드리안 곤잘레스, 맷 캠프 등과 함께 도우미 후보로 꼽혔던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호타준족이다. 야시엘 푸이그의 돌풍에 다소 가려져 있기도 했지만, 이날은 공수에서 활약하며 류현진의 도우미 역할을 잘 해줬다. 스타급 선수들로 구성된 중심타선이 앞으로도 푸이그와 함께 제 몫을 해준다면, 그동안의 아쉬움도 충분히 날려버릴 수 있다.
[핸리 라미레즈.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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