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강윤구와 김영민, 상황에 따라 선발 1+1 가능"
넥센 염경엽 감독은 시즌 중 선발 등판하던 투수를 한 경기에 동시에 투입하는 이른바 '선발 1+1' 전략을 상황에 따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이 전략은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나 가끔 볼 수 있었으나 올해는 9구단 체제로 인한 휴식기와 장마철 경기 취소 등 불규칙한 일정에 따른 대안이 되고 있다.
넥센은 지난 7일 LG와의 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 김병현에 이어 3회 강윤구를 마운드에 올려 11-2 완승을 거뒀다. 4일 경기 우천 취소로 강윤구의 등판을 건너 뛰었고, 이후 9~11일 롯데전 이후 휴식기가 기다리고 있어 그 사이 강윤구가 다시 등판할 필요가 없었기에 가능했다.
염 감독은 "장마철이나 휴식기가 겹쳐야 쓸 수 있는 카드"라며 "선수에게 부상 위험이나 부담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쓸 수 없다"고 '선발 1+1'의 상황 조건을 밝혔다. 이어 "원포인트로는 쓰지 않는다"며 "중간에 나가지만 선발로 생각한다. 롱 릴리프의 개념이다"라고 활용법을 설명했다.
그 효과는 단순히 한 경기에 그치지 않는다. 염 감독은 LG와의 1차전부터 이미 3차전까지 전략을 구상했다. 그는 "3차전을 계획했기 때문에 1차전 몰빵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미리 3차전 선발 1+1을 계획해 불펜에 여유를 둔 덕에 접전 끝에 12-10 대역전승을 거둔 1차전에서 아낌없이 불펜 투수들을 쏟아부을 수 있었다.
결과가 성공적이었기에 그 이상의 소득도 얻었다. 강윤구의 자신감이다. 강윤구는 1-1 동점을 허용한 3회 1사 1, 3루 위기에 등판해 상대 중심타선의 이진영, 정의윤을 연속 범타 처리한 뒤 마지막 9회까지 6⅔이닝 1실점(비자책점) 호투를 펼쳤다. 염 감독은 "선발임에도 중간처럼 위기를 막고 나머지도 깔끔했다"며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본인도 자신감이 생겼고, 나도 남은 시즌 동안 믿고 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반색했다.
올해 넥센이 일으키고 있는 돌풍의 중심에는 염 감독의 세밀한 야구가 자리하고 있다. 상황에 따른 집중력을 강조하며 다양한 작전을 구사했던 염 감독의 또 다른 카드가 '선발 1+1'인 셈이다. 마침 또 올스타 브레이크가 기다리고 있어 활용 기회도 좋다.
[강윤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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