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와 NC의 경기가 열린 11일 잠실구장. LG는 4-1로 앞서고 있었고 8회초 셋업맨 정현욱을 투입했다. 정현욱이 상대한 첫 타자는 차화준. 이때 예상치 못한 장면이 일어났다. 초구를 힘차게 받아친 차화준의 타구가 오른쪽 담장을 넘긴 것이다.
시즌 1호 홈런이었다. 그리고 데뷔 첫 홈런이었다. 2005년 현대에서 데뷔했으니 무려 8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이다.
차화준은 만년 백업 요원이었다. 지난 해 넥센에 있을 때는 주로 2군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2군에서 기동력을 과시한 차화준은 당시 퓨처스리그에 참가하던 김경문 NC 감독의 눈에 띄어 트레이드로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주전 2루수로 뛰던 차화준은 잦은 실책으로 결국 풀타임 주전의 기회를 잃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주전 유격수 노진혁의 부상 공백으로 2루수로 나서던 지석훈이 유격수로 나서자 차화준이 주전 2루수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 기회에서 차화준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데뷔 첫 홈런이란 값진 선물을 얻을 수 있었다.
NC는 올해 창단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신생팀인 만큼 '기념구'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이번엔 '창단 첫 승'의 주인공 이재학이 나섰다. 구단 프런트에 "화준이 형의 홈런볼을 찾아달라"고 직접 요청한 것이다.
이에 박중언 홍보팀 대리가 직접 외야석으로 건너가 수소문 끝에 홈런 공을 잡은 관중을 찾았다. 홈런볼을 잡은 관중은 "시즌 첫 홈런인줄 알았지만 데뷔 첫 홈런인줄 몰랐다"면서 흔쾌히 NC에 공을 넘겼다고. 이에 NC는 감사의 표시로 이재학의 사인볼을 선물했다.
NC는 8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신생팀 다운 패기로 가능성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서로를 챙겨주는 동료애로 무장하고 있다.
[차화준(왼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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