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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레바논에 218cm짜리가 있더라고.”
남자농구대표팀 유재학 감독은 윌리엄존스컵 대회를 치를 당시 레바논 선수단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218cm짜리, 쟤는 누구야?”라고 순간적으로 말했다고. 그는 미국에서 레바논으로 귀화한 로렌 우즈. 그는 실제 이번 윌리엄존스컵대회서 한국전에 나오진 못했다. 한국전 이후 귀화승인이 났기 때문이다.
한국으로선 아시아선수권서 레바논을 만날 경우 로렌 우즈의 존재가 있다는 걸 알고 긴장해야 한다. 이미 218cm의 이란 하메드 하다디, 206cm의 대만 퀸시 데이비스에게 호되게 당했다. 15일 인천공항 귀국장에서 만난 유 감독은 “데이비스도 대만에 가서 처음으로 알았다. 뛸 수 있는 상태인 걸 몰랐다”라고 고백했다.
대표팀이 진천선수촌에서 합숙할 당시 정보부재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대표팀의 이런 문제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유 감독은 “귀화선수들은 현지에 가서 정확한 정보를 입수했다”라고 했다. 결국 그동안 존스컵과 아시아선수권을 대비했으나 상대를 모르고 준비한 것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수박 겉핥기 식의 훈련을 한 것이다.
유 감독은 “대표팀 전담 전력분석원, 스카우트가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돈과 시간만 들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유 감독은 “아시아선수권을 치러보니 거의 대부분 국가에 귀화선수가 있었다. 우리도 KBL 용병들을 귀화시키든지 해야지”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유 감독은 상대에 대한 정보는 늦게 깨달았고 우리 정보는 거의 다 보여줬다고 실토했다. “우리가 진천에서 준비한 수비 패턴, 움직임을 짧게 다 실험했다. 심지어 현지에서 급하게 맞춘 뒤 곧바로 경기에서 써먹기도 했다”라고 했다. 생각보다 우리의 전력이 떨어지는 대신 경쟁국가들은 쟁쟁하기에 어쩔 수 없이 전력을 감출 시간도 없이 실험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결국 경쟁국가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의 전력을 100% 파악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한국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래도 유 감독은 “아시아선수권과 흡사한 일정이다. 아시아선수권과 비슷한 존스컵을 치러보면서 도움이 크게 됐다”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을 경우 상대팀 귀화선수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쩌랴. 이게 한국농구의 현실이다. 유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은 17일부터 막바지 아시아선수권 대비에 들어간다. 이제 상대의 전력을 100% 가깝게 파악했으니 더 이상 핑계를 댈 것은 없다. 최대한 준비를 잘 하는 수밖에 없다.
[유재학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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