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다사다난했던 프로야구 전반기가 막을 내렸다. 과연 전반기 동안 포지션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누구였을까.
한국프로야구는 매 시즌마다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에게 '골든글러브'를 수여한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지만 '전반기 골든글러브'를 통해 전반기에서 포지션별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를 살펴보자. 타자의 경우엔 규정타석을 진입한 선수를 기준으로 선정했다.
▲ 투수 - 양현종(KIA)
컷 패스트볼을 연마한 뒤 공교롭게도 부진의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요원해 보이던 그의 부활은 마침내 올 시즌에 이뤄졌다. 양현종은 9승 1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올 전반기를 마쳤다. 평균자책점 부문 1위에 당당히 랭크됐다. 다승 역시 공동 2위. 9승도 놀랍지만 1패 밖에 당하지 않은 것이 더 눈에 띈다. 양현종은 주자가 나가면 더 강해진다. 득점권 피안타율은 .186. 웬만해서는 양현종으로부터 득점을 빼내기가 어려웠다.
▲ 포수 - 강민호(롯데)
올 전반기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포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강민호가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채우고 있다. FA를 앞두고 있는 강민호에게 올 시즌은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강민호는 타율 .240 5홈런 39타점으로 아직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특유의 스타성은 잃지 않고 있다. 롯데의 유일한 만원 관중 경기에서 결승홈런을 터뜨린 주인공이었다.
▲ 1루수 - 박병호(넥센)
지난 해 정규시즌 MVP의 위엄은 올해 전반기에서도 이어졌다. 타율 .322 19홈런 65타점. 홈런과 타점 모두 1위에 올랐다. 타격 역시 5위에 랭크됐다. 전반기 MVP로 손색 없는 활약이었다. 4월까지 홈런 4개를 마크한 박병호는 5,6,7월 모두 홈런 5개씩 터뜨려 얼마나 꾸준한 선수인지 스스로 증명했다. 홈런 19개 중 11개가 주자 있을 때 터진 것이다. 그만큼 넥센은 상하위타선 모두 출루 능력을 갖췄음을 알 수 있게 하며 '해결사' 박병호의 존재는 넥센이 왜 상위권에 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 2루수 - 정근우(SK)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는 시즌 초반만 해도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는 듯 했다. 그러나 6월부터 부활을 펼치기 시작했다. 6월 한 달 동안 타율 .358 2홈런 4타점 5도루로 부활을 알렸다. 7월에도 타율 .297 2홈런 5타점 3도루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 이 덕분에 타율 .286 7홈런 24타점 18도루로 전반기를 마칠 수 있었다.
▲ 3루수 - 최정(SK)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로 참가한 최정은 끝내 FA 자격에 도달하지 못했다. 4강 이상 진출했을 경우, 최정은 올 시즌 후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지만 예선 탈락이란 참혹한 결과가 그 앞에 놓였다. 그러나 최정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올 시즌에도 생애 최고의 해로 마무리할 기세다. 지난 해 커리어하이인 26홈런 84타점 20도루를 남기며 타율도 정확히 3할을 찍은 최정은 이번 전반기에서는 타율 .335 18홈런 54타점 12도루를 남겨 생애 첫 30홈런 고지도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유격수 - 강정호(넥센)
박병호와 함께 넥센의 중심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강정호의 활약이 없었다면 넥센의 전반기 호성적은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강정호는 올 전반기에서 타율 .292 11홈런 57타점 7도루를 남겼다. 출루율은 .401에 달한다. 득점권 타율 .361에 5홈런 49타점을 남겨 찬스에서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 외야수 - 나지완(KIA)
이용규, 신종길에 FA 김주찬까지 가세한 KIA 외야진에 나지완이 들어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올해 나지완은 외야수로 더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다. 김주찬이 초반 부상으로 공백을 보이는 등 나지완이 빈 자리를 계속 메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나지완은 타율 .303 13홈런 57타점으로 팀내 최고 타자로 우뚝 섰다. 홈런과 타점 모두 4번타자로 들어섰을 때 기록한 것으로 KIA의 붙박이 4번타자가 된지 오래다.
▲ 외야수 - 손아섭(롯데)
김주찬과 홍성흔이 빠진 롯데 타선은 '김 빠진 맥주'처럼 보였다. 화끈한 모습이 줄어든 탓에 홈 관중수도 지난 해에 비해 감소된 모습이다. 그러나 롯데엔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손아섭. 손아섭은 타율 .329 5홈런 38타점을 기록한 것은 물론 도루 22개로 기동력까지 선보였다. 타격 2위, 최다안타 1위에 오른 손아섭의 활약 속에 그나마 롯데가 버틸 힘이 생길 수 있었다. 외야수 중에서는 김종호(NC)에 이어 도루도 가장 많다. 이제 손아섭에게 약점은 없어 보인다. 우투수에게 .344를 친 손아섭은 좌투수에게도 .333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 외야수 - 최형우(삼성)
전반기 동안 이승엽과 박석민이 폭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군계일학'은 최형우였다. 외야수 가운데 가장 많은 16개의 홈런을 쳤다. 홈런 부문 3위에 해당한다. 타율 .304로 정확도를 선보였고 팀에서 가장 많은 52타점을 수확했다. 지난 해에는 전반기에 부진한 것과 달리 올해는 MVP급 성적을 보인 2011년과 페이스를 같이 하고 있다. 최형우는 득점권 찬스에서 홈런 3개 밖에 터뜨리지 못했지만 타율은 .355, 타점 역시 35개에 이른다. 그만큼 찬스에서는 타점에 충실했다는 얘기다.
▲ 지명타자 - 이호준(NC)
전반기 최고의 FA였다. 지난 해까지 강팀 SK에 있었던 이호준은 NC로의 파격적인 이적을 택했다. 결과는 대성공. NC에서 붙박이 4번타자로 활약하며 타율 .280 10홈런 57타점을 남겼다. 한때 타점 부문 선두를 질주할 정도였다. NC는 이호준이 중심을 잡아준 덕에 예상치 못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다. 이호준의 진가는 득점권 찬스에서 나온다. 득점권 타율은 .383로 시즌 타율보다 1할 이상이 높다.
[양현종, 손아섭, 박병호(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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