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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로이킴이 지난 6일 부산 KBS홀 공연을 시작으로 13일과 14일 서울, 19일 대전, 그리고 20일 대구에서 4개 도시를 도는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 전국투어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케이블채널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4에서 우승 후 지난 4월 데뷔곡 ‘봄봄봄’, 이어 두 달만에 첫 정규 앨범 ‘러브 러브 러브’를 발매, 그리고 생애 첫 단독 콘서트까지.. 숨차게 가수로서의 첫 바퀴를 돌렸다.
단기간 로이킴은 많은 것을 경험했다. 데뷔하자마자 음원 차트 및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에도 올랐고 가수로서 폭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반면 버스커버스커 장범준에 대한 발언 파문으로 연예인으로서 대중의 질타도 받았고 더욱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또 뮤지션으로서 가장 예민하고도 가혹한 ‘표절’ 문제로 데뷔 때부터 구설이 이어졌고 이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데뷔 후 많은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 로이킴은 실질적인 활동을 마감하며 많은 것을 얻은 만큼 잃는 것은 한 순간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아마추어에서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스무살 청년이 겪기엔 혹독했지만 큰 인생의 경험으로 앞으로의 음악 인생에 커다란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본다.
로이킴은 표절 논란이 있기 전, 이제 막 부산 콘서트를 끝냈을 당시 기자와 만나 그간의 활동 소회와 가수 로이킴, 연예인 로이킴, 인간 로이킴에 대한 솔직한 생각들을 전했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늦게나마 전하고자 한다.
첫 1위의 순간.. 그리고 첫 콘서트..
1년 사이에 너무나 새로운 것들을 경험했다. 특히 단독 콘서트를 했을 때는 왜 가수들이 콘서트를 고집하는 지 알겠더라. 한 십 분 정도 지난 것 같은 데 어느새 두 시간이 후딱 가있더라. 어차피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오신 관객들이었기에 어설퍼서 아쉬운 부분마저도 재밌을 것 같았다. 가장 희열을 느꼈을 때는 제가 부른 곡들을 따라 불러 주셨을 때다.
‘봄봄봄’으로 처음 지상파에서 1위를 했을 때도 잊지 못한다. 사실 그 때는 너무 얼떨떨해서 기뻐할 마음의 준비도 안 돼 있었다. ‘러브 러브 러브’로 1위를 했을 때는 진짜 상상도 안 했던 거라서 솔직히 실감이 잘 나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정말 1위를 한 게 맞나 싶었다.
자작곡 ‘봄봄봄’ 그리고 ‘러브 러브 러브’..
처음 ‘봄봄봄’을 선공개곡으로 낸 건데 생각보다 너무 잘 돼서 그것보다 본 공개가 더 묻힘 어떡하나 걱정이 많이 됐다. 원래는 정규 앨범을 더 빨리 내고 싶었는데 부담감으로 준비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두 달이 걸렸다. 3, 4곡 정도만 내려던 것도 더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에 수록곡도 더 늘어났다. 물론 앨 범 하나를 준비하는 데 몇 년을 준비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이 앨범은 현재의 저로선 최선을 다한 앨범이고 저에게 있어 완성도 있는 앨범이고 그래서 만족했다.
제가 노래를 쓰다보니 저절로 잡힌 감성이 ‘힐링’이었고 자연스레 그렇게 콘셉트를 정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뮤직비디오에서 앨범 재킷, 의상 등 한 군데도 제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곳은 없었다. 힘들고 귀찮은 일 일수도 있겠지만 제 의견이 반영됐을 때 더 스스로 만족이 됐다. 잘 돼도 내 탓 안 되도 내 탓으로.. 제 성격이 그렇다. 긴 인생을 산 건 아니지만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그대로 표현했던 곡들이고 주로 다 첫사랑 얘기, 옛 추억들을 얘기한 거라서 ‘나도 옛날에 이랬었지..’라고 공감한다면 좋겠다 싶었다.
모든 작곡은 오디션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러브 러브 러브’는 ‘봄봄봄’ 이후 쓴 곡이다. 정규 타이틀곡으로는 발라드나 무거운 노래를 하고 싶진 않았다. 저를 대표하는 노래이기 때문에 제 기분이 어떻든 불렀을 때 기분 좋아지는 노래를 해야 저 또한 그 이상적인 기분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여름 분위기와도 잘 맞을 것 같았다. 하지만 방향을 미리 잡고 쓰기가 정작 더 어려웠다. ‘러브 러브 러브’는 작곡해야겠다고 유일하게 생각하고 쓴 곡이다. 그래서 노래도 좋게 느껴지지 않았고 시간도 제일 오래 걸렸다.
연예인 로이킴..
지금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걸은 것 같다. 되돌릴 수 없으니까 다만 앞만 보고 가야 하는데 가야할 길이 어떨지.. 어떤 앞을 보고 가야할지 그게 지금 고민이고 매일 드는 생각이다.
노래만 하고 싶어 시작했는데 다른 생각할 것들이 많더라. 그래서 어렵고 더 신경쓸 게 많았다. 노래만 하는 현실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활동하면서 더 즐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조금은 아쉽다. 또 활동을 하며 주위 선배들이 힘들거라고 하셨던 부분이 어떤 건지 몰랐는데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도 정말 힘이 들더라.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과 심리적인 것이 같이오는 것 같다. 항상 주변에 사람들이 많은 걸 좋아하는 타입도 아니어서 혼자서 조촐하게 커피라도 마시고 싶은데 집 밖을 나가는 순간 주변 시선을 생각 안 할 순 없으니까.. 많이 알아봐 주시고 많이 바쁘다는 건 제 앨범이 그만큼 잘 된다는 것인데 그래도 따르는 희생들에 생각도 많아진다. 또 알 수 없는 미래를 너무 걱정하고 있어서 어떨 땐 스트레스를 사서 받는다. 이런 마음가짐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어릴 적부터 별명이 애늙은이였다. 부모님과 떨어져 타지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이른 시기에 독립 아닌 독립을 하다보니 부모님께 잘 지내고 있다고 의젓해 보이려고 노력하다 보니 정말 마음이 일찍 늙어버렸다. 그래서 좋게 보면 생각이 깊어졌지만 보기보다 밝은 성격은 아니다.
개인사 노출..
어머니와 한 예능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적이 있는 데 다시는 사적인 노출은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미 오디션 때부터 너무 많이 제 가족들이 노출됐다. 방송 쪽이 아닌 평범한 인생들을 살아오고 있는데 저 때문에 가족들이 얼굴이 알려지고 불편해 지는 게 싫다. 제 일에 관해 가족들에게 여쭤보거나 부탁을 하고 귀찮게 하는 분들도 있더라. 제 일인데 저 때문에 엄마, 아빠, 누나에게 접근하는게 싫었다. 가족들도 제게 내색은 안 하지만 힘들어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가족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엄친아’ 타이틀.. 그리고 선입견
제가 한 음악적인 노력들이 선입견들 때문에 간과된다면 말도 안 되게 속상할 것 같다. 마냥 앉아서 아무것도 안 하고 편하게 살아왔다고 이렇게 될 것 같진 않다. 다 선택할 수 있는 삶이었고 저 또한 제가 주체가 된 삶을 살고 싶어서 가지 않았어도 될 길을 가고 있다. 그리고 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노력들을 했고 그러다보니 이 자리까지 찔끔찔끔 올라올 수 있었다. 다 운이고 축복이라고만 바라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사실 다 가진 것도 아니다. 얼마나 없는 게 많은 남자인데.. 음악 안 해도 편하게 살 텐데 심심해서 음악 한다, 절실하지 않아 보인다 라는 등의 인식을 깨고 싶어서 더 신경을 쓰고 독하게 했다. 제가 음악을 얼마나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는 지 조금씩 보여드리는 게 앞으로 저의 큰 과제인 것 같다.
로이킴에게 안티팬이란..
안티 팬 물론 있다. 좋고 싫고도 아니고 마냥 싫어하시더라.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 때문일 수도 있고 정말 안티가 한 명도 없을 순 없으니까 크게 개의치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차라리 욕을 퍼붓는 분들에게는 상처를 받지 않는데 저에 대해 잘 모르시면서 사실이 아닌 얘기까지 마치 사실인양 음해하실 때는 억울할 때도 있다.
로이킴에게 라디오란..
언젠가 디제이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 했었는데 일찍 기회가 찾아왔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게 배울 점이 많았고 주변에 눈을 뜨게 해주는 것 같다. 무의식적으로 작곡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될 듯 싶다. 또 음악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정말 좋은 분들을 라디오를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좋다. 하지만 아직도 매번 실수를 남발하고 있다.
프로듀서 정지찬..
처음 제 앨범을 제가 프로듀서도 다 하려고 했는데 그땐 정확히 그 의미를 모르고 한 말이었다. 그걸 정지찬 형이 잡아주셨고 그가 아니었다면 이번 앨범도 완성을 못했을 것이다. 지찬 형은 음악적으로도 굉장히 열려있는 사람이고 저랑 대화하는 것도 참 좋아하셨다. 이에 제가 원하는 음악적인 방향도 가장 정확히 알고 계셨던 것 같다. 저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제 노래, 제 앨범의 편곡자로서 정확한 스토리들을 다 아시는 분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태어나면서부터 그렇게 좋은 사람일 수 없는데 너무나 좋고 배울 점이 많은 분이다. 저의 멘토와 같은 존재다.
‘슈퍼스타K'..
오디션 출신이라는 것이 저는 오히려 자랑스럽다. 이에 그 꼬리표를 떼려고 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 그렇게 음악을 시작했기 때문에 제게 너무나 감사한 프로그램이다. 저란 사람을 알리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고 시작이 됐다면 단, 제가 어떤 음악 어떤 걸 할 줄 아는지는 대중에게 아직 알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에 시즌4 우승자로서 제 임무는 더 멋있게 음악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또 고마움의 보답이라고 생각했다.
학생 로이킴..
합격증만 받고 아직 대학 수업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만약 학교에서 또 휴학을 허락해 주지 않으면 이번 새 학기부터 미국에 가야될 수도 있다. 제 삶에서 음악을 한 시간보다도 학업에 매진한 시간이 더 많다. 부모님께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고 음악과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싶다고 했다. 만약 학교에 다니게 되면 그곳에서 부족했던 음악 공부도 제대로 할 생각이고 한국에 좀 더 있게 된다면 다음 앨범 준비를 더 열심히 하고싶다.
인간 로이킴..
인간 로이킴은 너무 솔직해서 그런가? 잘 모르겠다. 그냥 앞으로는 덜 솔직해져야 겠다 싶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건 좀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게 드러나는 편이다. 아닌 건 아니라고 하니까 그걸 솔직한 매력으로 받아들여 주면 좋은 거고 어떨 땐 오해를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에 편하게 보여주고 싶은 데 때로는 더 꾸며야 되나 고민이 된다.
로이킴의 음악..
그리워하셨던 선율들이 아닐까 싶다. 요즘 주로 나오는 노래들은 그냥 악기가 원래 내는 소리 보다는 만들어진 소리들을 주로 사용했다면 저는 이번 앨범 만큼은 만들어진 소리는 하나도 없었고 악기가 낼 수 있는 그대로의 소리를 담았기 때문에 듣기에 익숙하고 편하게 들려서 편하게 들어주시지 않았나 싶다.
지금 제 음악이 와이셔츠만 입고 있다면 앞으로는 넥타이에 재킷, 커플링도 하고 그렇게 서서히 갖춰지고 멋있어지는 음악을 하고 싶다. 와이셔츠를 입다가 스키니진에 가죽재킷으로 확 바뀌는 게 아니라 천천히 변화하고 싶다. 절대 한 곳에 머물고 싶진 않다. 몇 십년 뒤 어떤 음악을 하게 될지 사실 저도 참 궁금하다.
끝으로 로이킴은 소속사를 통해 최근 벌어진 일련의 표절 논란에 대해 심경을 밝혔다.
“여러 가지 일들로 심려끼쳐서 죄송하고 앞으로 좋은 음악으로 응원해주는 팬들께 실망을 주지는 않겠습니다.”
[로이킴. 사진 = CJ E&M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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