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제 속이 속이 아닙니다.”
24일 잠실구장. LG전을 앞둔 KIA 선동열 감독은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밝은 표정 속엔 찢어지는 가슴이 있었다. 선 감독은 “앤서니를 웨이버 공시하기로 했습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취재진이 삼성 시절부터 유독 외국인선수 복이 없는 것 같다고 하자 말 없이 특유의 너털 웃음을 지었다.
선 감독은 앤서니 르루를 마무리 보직에서 박탈할 때부터 어느 정도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선 감독은 직접 함평 퓨처스 경기에 선발로 나선 앤서니의 공을 지켜봤다고 했다. 선 감독은 23일에도 “3회까진 공이 좋던데 이후에는 흔들리더라”며 아쉬워했다고 한다. 타순이 한 바퀴 이상 돌면 여지 없이 타자들에게 공략을 당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23일 경기서는 또 다른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가 경기 초반부터 무너졌다. 소사는 2이닝 5피안타 2볼넷 6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소사는 150km가 넘는 불 같은 직구를 갖고 있지만, 초반부터 컨트롤이 되지 않고 자신의 기분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무너지는 스타일이다. 23일 LG전이 딱 그랬다. 소사도 국내 2년차를 맞이했지만, 올 시즌 8승 5패 평균자책점 5.35로 선 감독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선 감독은 “2회부터 그렇게 무너지는데 투수를 쉽게 바꿀 수가 없었다. 한 주의 시작인 화요일이었다”라고 했다. 한 주의 첫 경기를 치르는 화요일엔 되도록 투수 소모를 아끼는 게 유리하다. 그래야 주 후반에 가서 투수 총력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어제 같은 경기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2이닝만 던지고 내리게 한 제 속은 속이겠습니까?”라고 한 숨을 내쉬었다.
이런 와중에 24일엔 앤서니의 웨이버 공시까지. 선동열 감독의 외국인선수 고민이 극에 달하고 있다. KIA는 외국인선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결코 4강을 장담할 수 없다. 앤서니 대체 선수도 아직 찾지 못한 상황. 포스트시즌에 등록하려면 내달 15일까지 영입을 마쳐야 한다. KIA가 당분간 바쁘게 됐다.
[선동열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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