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미국 LA 조인식 기자]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라는 평가를 받는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다.
리베라가 은퇴한다는 소식에 각 팀들은 리베라와의 이별을 준비하며 리베라에게 추억을 주기 위해 여러 가지 선물 공세도 아끼지 않고 있다.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될 정도로 마무리의 역사를 새롭게 쓴 선수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다.
리베라는 겉모습만 봐서는 그다지 강인함이 없어 보인다. 본격적으로 야구선수로 활동하게 된 계기도 고향 파나마에서 아버지의 새우잡이 배를 타는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였다. 하지만 양키스의 트라이아웃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간 리베라는 양키스와의 계약서에 서명한 뒤 23년이 지난 지금 메이저리그의 전설이 됐다.
리베라의 통산 기록은 78승 60패 642세이브, 평균자책점 2.19다. 리베라는 데뷔 초기 선발로도 등판했는데, 당시 10번의 선발 등판에서 거둔 평균자책점이 5.94다. 이 경기들을 빼면 리베라의 평균자책점은 2.04가 된다. 특히 7~9회에는 1.99로 더욱 강했다.
리베라는 홈보다 원정에서 성적이 좋았다. 홈에서 통산 2.44의 평균자책점을 올린 리베라는 원정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1.94로 더 좋았다. 시기적으로는 5월이 최고였다. 리베라는 5월 통산 평균자책점이 1.93인데, 나머지 달은 모두 평균자책점이 2점대다. 9월/10월은 2.44로 가장 좋지 않았다. 하지만 평균자책점 2.44도 준수한 마무리의 성적이라 할 수 있다. 리베라의 꾸준함을 잘 보여주는 기록이다.
평소보다 9월에 리베라의 공을 잘 때렸다고 해서 방심하면 안 된다. 리베라는 가을에 더 탄탄했다. 리베라는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통산 8승 1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0.70으로 그야말로 철벽이다. 2001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끝내기를 내줬던 순간을 제외하고는 패전 경험이 없다.
자주 상대하지 않는 낯선 상대에게 강한 것은 월드시리즈뿐만이 아니었다. 리베라는 정규시즌 인터리그 경기에서도 10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8로 난공불락이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LA 다저스, 콜로라도, 애리조나, 신시내티, 세인트루이스, 피츠버그, 과거 내셔널리그에 있었던 휴스턴까지 9팀과 치른 37경기에서는 자책점이 없었다.
리베라에게 유일한 약점이 있다면 라이벌전에서 조금 약했다는 것이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통산 112차례 등판한 리베라는 평균자책점 2.80으로 자신의 실력보다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 같은 도시를 연고로 하는 뉴욕 메츠와의 34경기에서도 평균자책점이 3.53으로 흔들렸다.
리베라를 깨고 싶다면 천연잔디 구장에서 낮경기를 해야 한다. 리베라는 낮경기에서 2.46, 천연잔디가 깔린 경기장에서 2.29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놀라운 것은 이것이 최악의 기록을 조합한 것이라는 점이다. 경기장별(10경기 이상 등판 기준)로 살펴보면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27경기 3.48로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았다. 95년 5월 24일(한국시각) 데뷔전에서 선발로 3⅓이닝 동안 5실점한 탓이 컸다.
리베라는 현역 시절 동안 총 23명의 포수를 앉히고 공을 던졌다. 50경기 이상 리베라의 공을 받은 포수 중에서 추리면 프란시스코 서벨리가 홈 플레이트에 있을 때가 리베라의 평균자책점이 1.69로 가장 좋았다.
그 다음은 현재 양키스 사령탑인 조 지라디로, 리베라는 지라디가 마스크를 쓴 13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4로 활약했다. 가장 많은 598경기에서 호흡을 맞춘 호르헤 포사다가 있을 때도 1.99였다. 최악은 58경기를 함께 뛴 러셀 마틴으로, 마틴이 포수였을 때 리베라의 평균자책점은 2.29였다. 경기를 같이 한 경험이 적은 포수들과의 궁합이 조금 나빴을 뿐, 50경기 이상을 함께한 포수들과의 조합은 대체로 괜찮았다.
위의 기록들을 통해 살펴볼 수 있듯, 리베라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큰 약점을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리베라를 상대하는 팀의 팬들마저 리베라가 불펜에서 마운드로 걸어 들어오면 기립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이런 마무리투수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동시대를 보내고 있는 야구팬들에게는 축복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리베라의 투구를 볼 수 있다면 응원하는 팀의 패배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마리아노 리베라 투구 장면(위)-다저스타디움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은퇴 기념 선물로 낚싯대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 = 미국 LA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