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기성용(24) 없이도 스완지시티가 유로파리그서 화끈한 골 폭풍을 몰아쳤다. 물론 이제 겨우 새 시즌을 향한 첫 발을 내딛었기 때문에 기성용의 결장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그러나 기성용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과 새롭게 가세한 경쟁자들의 활약은, 기성용의 팀 내 입지가 줄어들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 뉴 스완지① l 기성용이 없다
기성용의 이름은 없었다. 스완지는 2일 오전(한국시간) 홈구장 리버티스타디움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차예선 1차전 말뫼FF(스웨덴)와의 경기에 기성용을 제외했다.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은 4-2-3-1(또는 4-4-1-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중앙에 존조 셸비, 레온 브리튼 조합을 가동했다. 벤치에는 데 구즈만, 알렉한드로 포수엘로, 호세 카나스가 대기했다. 기성용이 없는 중원은 말뫼를 상대로 제법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셸비는 직접적인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팀의 4골 중 3골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등 공격적인 장면에서의 움직임과 패스가 좋았다. 교체로 투입된 포수엘로는 4번째 골을 직접 터트렸고 카나스도 10분간 무난한 활약을 보였다.
▲ 뉴 스완지② l 포메이션 & 시스템
라우드럽 감독이 스완지 부임 후부터 가동한 4-2-3-1 포메이션은 변함이 없었다. 다만 보니의 영입과 함께 미추가 다시 2선으로 내려오면서, 말뫼전은 4-4-1-1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부상으로 빠진 파블로 에르난데스의 자리는 웨인 라우틀리지가 메웠고 우측에는 나단 다이어가 섰다. 이 둘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상대 풀백을 유인했고, 미추가 그 빈 공간을 파고들었다. 실제로 미추는 선제골 장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한 라우틀리지의 전진패스를 받아 상대 페널티박스 우측지역으로 쇄도해 골을 터트렸다. 보니의 2번째 골 장면도 마찬가지다. 미추는 사이드에서 완벽하게 말뫼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트렸다.
▲ 뉴 스완지③ l 존조 셸비
셸비는 기성용과는 다른 스타일로 스완지의 중심에 섰다. 올 여름 리버풀에서 스완지로 건너온 셸비는 기성용보다 공격적인 선수다. 신체조건은 비슷하지만 일대일에 더 강하다. 셸비는 미추가 전방과 측면으로 빠질 때 전진된 위치로 올라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았다. 첫 골에선 중앙으로 이동한 라우틀리지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고, 두 번째 골에선 상대 박스 외곽 근처에서 개인기로 2~3명을 자신에게 끌어들였다. 그사이 흐른 볼을 데이비스가 라우틀리지에게 찔러줬고, 이는 크로스를 거쳐 보니의 헤딩 골로 마무리됐다. 당초 기성용은 새 시즌 공격적인 위치에 설 것으로 기대됐다. 기성용도 “골이 목표다”고 밝혔다. 하지만 셸비가 이 자리에 정착하면서 기성용의 입지에도 영향을 미쳤다.
▲ 뉴 스완지④ l 윌프레드 보니
한 경기 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긴 어렵지만 스완지의 최전방에 선 보니는 물건이었다. 지난 해 미추 영입으로 큰 재미를 본 라우드럽 감독이 또 한 명의 대어를 낚은 듯 하다.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보니는 지난 해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득점왕 출신이다. 발이 빠르고 문전에서 빈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뛰어나다. 말뫼전에서도 그 장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상대 수비 3명이 주위를 둘러쌓지만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헤딩 골을 터트렸고 문전 쇄도로 미추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밀어 넣었다. 보니의 가세는 미추에게도 날개를 달아줬다. 보니에게 시선이 분산되면서 2선에 있는 미추에게 좀 더 많은 공간이 생겼다.
▲ 뉴 스완지⑤ l 로테이션 가동
마지막으로 다시 기성용 이야기를 해보자.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한 경기만으로 기성용이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고 보긴 어렵다. 신입생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기성용은 이미 지난 시즌 검증을 마친 선수다. 라우드럽 감독의 신임도 두텁다. 다만, 스완지의 스쿼드 폭이 넓어지면서 기성용에 대한 집중도가 어느 정도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기존의 데 구즈만과 셸비, 포수엘로의 가세로 인해, 공격적인 임무보다 브리튼과의 로테이션 또는 상황에 따른 센터백 변신 가능성이 더 커졌다.(강팀과의 경기에선 셸비, 브리튼, 기성용의 동시 가동도 가능하다) 어쨌든 분명한 사실은 기성용의 주전 경쟁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고, 스완지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