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 김응용 감독(72)이 한국야구 최초로 1500승을 달성했다.
한화는 3일 창원 NC전서 승리했다. 한화 사령탑 김응용 감독은 통산 2790경기에 출전해 1500승 1194패 96무를 기록했다. 승률은 0.557. 김 감독의 1500승은 한국프로야구 최초 기록이다. 김 감독은 1941년생이다. 1972년 한일은행 감독을 시작으로 1977년부터 1980년까진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했다. 프로에선 1983년부터 2000년까지 18시즌동안 해태의 감독으로 재직했다. 이때 무려 9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진 삼성 감독을 맡았다. 2002년 삼성에서 한국시리즈 통산 10회 우승을 달성했다.
김 감독은 통산 1476승을 거둔 뒤 2005년 삼성 사장에 취임하면서 현장을 떠났다. 2010년까지 6년간 프런트의 수장을 경험했다. 그러나 2012년 11월 한화 감독으로 전격 컴백했다. 무려 9년만에 현장에 돌아온 것이다. 김 감독의 승수시계도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올 시즌 79경기째만에 24승을 거뒀다. 김 감독이 마침내 한국 프로야구 감독 중 최초로 1500승 감독이 된 것이다.
국내엔 1500승은 고사하고 1000승을 달성한 감독도 2명뿐이다. 김 감독의 뒤를 이어 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이 프로에서 통산 2327경기에 출전해 1234승 1036패 57무를 기록했다. 뒤이어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980승), 김재박 KBO 경기감독관(936승), 강병철 전 롯데, 한화 감독(914승), 김영덕 전 삼성, 빙그레 감독(717승), 이광환 전 LG, 한화, 우리 감독(608승), NC 김경문 감독(543승), KT 조범현 감독(524승), KIA 선동열 감독(517승) 순이다.
결국 한국에선 통산 500승을 거둔 감독도 단 10명이다. 김 감독이 이날 승리로 500승 앞에 숫자 1을 붙여 1500승 감독이 된 건 대사건이다. 그만큼 감독을 오래했다는 의미다. 더구나 최근엔 감독 목숨이 파리 목숨이다. 물론 계약 기간에 관계없이 성적이 좋지 않으면 감독 목숨은 보전되기가 어려운 게 요즘 야구판이다.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의 김 감독조차 올 시즌 한화의 성적부진, 지지부진한 리빌딩 등으로 적지 않게 욕을 먹었다.
하지만, 욕을 먹은 건 먹은 것이고, 1500승은 1500승이다. 김 감독의 1500승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 감독은 올해로 프로에서만 무려 23시즌째를 보내고 있다. 그 자체로 김 감독이 야구계에선 인정을 받은 감독이란 의미다. 비록 올 시즌 전력이 약한 한화에서 적지 않은 고생을 하고 있지만, 1500승만큼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김 감독은 지난 주중 목동 넥센전 당시 “1500승? 쑥스러워. 그런 거 그냥 지나갔으면 좋겠어”라고 했다. 한화가 부진한 행보를 하고 있는 마당에 감독의 개인적인 기록이 부각되는 게 영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날 막상 한화가 승리하자 마산창원구장 TV 중계에 잡힌 김 감독의 얼굴엔 엷은 미소가 묻어났다. 김 감독 역시 사람이니 1500승이란 대기록에 기쁜 게 당연할 것이다. 한화 구단은 김 감독에게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했다.
[김응용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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