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경희대 3인방을 위한 프로-아마최강전?
프로-아마 최강전. 올해는 8월에 개최됐다. 시기 조정이 잘 됐다. 12월에 열렸던 지난해 1회 대회 땐 대학 4학년들이 참가하지 않아 흥미가 반감됐다. 이번엔 대학 4학년들이 정상 출전했다. 그런 점에서 경희대 3인방(김민구, 김종규, 두경민)의 활약을 볼 수 있는 건 농구 팬들에겐 행복 그 자체다.
경희대 3인방이 16일 KCC와의 1회전서 맹활약을 선보였다. 자신들의 가치를 프로팀 관계자와 팬들 앞에 다시 한번 입증했다. 농구계는 함박웃음이다.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서 보여준 김민구와 김종규의 가능성에 농구 붐이 일어날 조짐이다. 지난 이틀간 낮경기로 치러진 16강전. 잠실학생체육관에 관중이 제법 많았다.
▲ 신인드래프트 1순위 주인공은 오리무중?
김종규와 김민구는 지난 11일 끝난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서 맹활약했다. 사실 김종규는 대학 시절 내내 국가대표로 꾸준히 뛰었다. 그러나 김민구는 그 대회가 성인대표팀 데뷔전이었다. 김민구의 임팩트가 대단했다. 필리핀과의 준결승전과 대만과의 3-4위전서 보여준 김민구의 승부사 기질. 농구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농구계에서 신인드래프트 1순위 주인공이 오리무중이라는 말이 나온다. 9월 30일 열리는 신인드래프트. 경희대 3인방을 위한 드래프트다. 관심거리는 그들이 어느 팀 유니폼을 입게 될까라는 점. 이번 드래프트 로터리 픽은 LG, KT, 동부, KCC가 갖고 있다. 이제까진 김주성과 이승준에 군복무 후 돌아오는 윤호영까지 보유한 동부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김종규를 원했다. 특히 그동안 높이에 아킬레스건이 있었던 LG와 KT는 김종규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하승진이 곧 돌아오는 KCC도 LG, KT만큼은 아니지만, 김민구보단 김종규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던 게 사실.
하지만, 아시아선수권대회서 김민구가 정말 잘했다. 필리핀전과 대만전서 선보인 폭발적 득점력과 경기흐름장악능력은 농구 팬들뿐 아니라 프로농구 관계자들도 반했다. 감독들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LG와 KT는 문태종과 조성민이란 좋은 슈터를 보유했다. 경기운영에 득점력까지 갖춘 장신 듀얼가드 김민구와의 시너지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장기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을 감안하면 특급센터 김종규의 가치도 여전히 높다. 현 시점으로선 김종규와 김민구의 1순위 픽 확률은 50% 대 50%다.
▲ 두경민도 있다, 특급신인으로 손색 없다
경희대 3인방의 나머지 1명인 두경민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두경민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5월 인천에서 열렸던 동아시아 선수권엔 출전했으나 발목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때문에 김종규, 김민구보다 상대적인 인지도는 낮다. 그러나 지난 4년간 소속팀 경희대에 대한 공헌도를 감안하면 두경민의 가치가 김종규, 김민구보다 낮게 평가돼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농구 전문가들은 “두경민이 다른 해 같으면 1순위로도 손색 없다”라고 극찬한다.
폭발적 탄력과 속공가담능력을 갖춘 김종규, 번개 같은 돌파와 외곽슛, 경기운영능력을 고루 갖춘 김민구에 비해선 표시가 덜 난다. 그러나 두경민은 김민구보다 웨이트가 좋다. 찰거머리 수비는 당장 프로에 가서도 쏠쏠히 써먹을 수 있다. 김민구에 버금가는 스피드와 속공전개능력도 매력적이다. 두경민은 16일 KCC와의 1회전서 20점 3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두경민이 신인드래프트에서 로터리픽을 갖고 있지 않은 팀까지 넘어갈 확률은 거의 없다. 로터리픽을 가진 4팀은 김종규, 김민구를 놓쳤을 때에 대비해 제2, 제3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그 주인공은 단연 두경민이다. 신인드래프트 픽 순위가 프로의 성공 순위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 경희대 3인방, 어디까지 얼마나 더 보여줄까
경희대는 KCC를 꺾고 1회전을 통과했다. KCC가 프로 팀들 중에선 약체이지만, 김효범, 박경상, 강병현 등이 모두 나섰다.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경희대 3인방은 시종일관 KCC를 압도했다. 경희대는 오는 20일 동부와 모비스전 승자와 8강전을 갖는다. 김주성과 이승준이 버틴 동부, 양동근, 함지훈, 문태영이 버틴 모비스는 경희대에 한 수 위다. 경희대 3인방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구력에서 형님들이 한 수 위다.
하지만, 경희대 3인방은 잃을 게 없다. 거침 없다. 프로 관계자들에게 자신들의 가치를 사실상 마지막으로 선보일 수 있는 대회. 모든 걸 코트에 쏟아부을 기세다. 반면 동부와 모비스를 비롯한 프로팀들은 시즌 개막 2개월을 앞두고 한창 손, 발을 맞추는 단계다. 조직력이 100%가 아니다. 이변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경희대가 준결승전에 올라갈 경우 KT, 오리온스, 고려대 중 1팀과 만난다.
대학이 프로를 잡는 신선함. 프로-아마최강전의 개최 취지에도 딱 맞아떨어진다. 경희대 3인방이 센세이션을 일으킬수록 농구 붐도 팍팍 올라간다. 아직 그들은 보여줄게 많이 남아있다. 굳이 프로농구 정규시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 곧 해체되는 경희대 3인방. 하지만, 농구 팬들의 흥분과 기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종규(위), 김민구(중간). 두경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