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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PSV아인트호벤이 원했던 박지성(32)의 경험이 위기의 팀을 살려냈다. 동시에 어린 PSV 선수들에겐 좋은 교훈이 됐다.
박지성은 2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폴만 스타디온서 벌어진 헤라클레스 알메로와의 2013-14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4라운드에 후반 21분 교체로 출전해 후반 41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뽑아내며 PSV의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평균 연령 20대 초반으로 구성된 PSV에게 이번 헤라클레스전은 많은 교훈을 남겼다. 무엇보다 박지성이 약 25분간 보여준 플레이는, 왜 팀에 베테랑 선수가 필요한지를 증명했다.
49년간 패한 적이 없는 헤라클레스에 0-1로 끌려가자 PSV의 어린 선수들은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기 시작했다. 무리한 돌파가 계속됐고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PSV는 템포를 조절하고 흐름을 읽을 선수가 필요했고, 박지성은 교체로 들어가 그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575일만에 터트린 골 장면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박지성은 일부러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낼 수 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슈팅을 날려 기어코 골을 터트렸다. 포기를 모르는 박지성의 투지는 어린 PSV 동료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갔다.
박지성의 노 세리머니도 어린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박지성은 동점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 없이 상대 골대 그물 안에 있는 공을 향해 뛰었다. 그리곤 볼을 잡은 뒤 하프라인으로 뛰어갔다. 기뻐할 법도 했지만 박지성은 마지막까지 평정심을 유지했다.
정말 오랜만의 골이었지만 박지성은 팀 승리를 먼저 생각했다. 그에겐 세리머니를 하는 시간조차 사치였다. 결과적으로 이날 PSV는 역전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지성이 25분간 보여준 집념은, 자신을 택한 필립 코쿠 감독을 미소 짓게 하기에 충분했다.
[박지성.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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