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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이 전국 생중계서 패배를 맛봤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2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보스턴과의 인터리그 홈 경기서 5이닝 5피안타 7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5패(12승)째를 떠안았다. 20일 마이애미전 패전 이후 2경기 연속 패배다. 후반기 들어 거침없이 승수를 쌓았던 류현진으로선 제대로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류현진의 이날 패배가 아쉬운 이유가 있다. 이날 경기가 FOX 스포츠를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다는 것이다. LA 다저스와 보스턴은 올 시즌 첫 맞대결을 치르고 있다. LA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보스턴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며 두 팀의 이번 3연전은 ‘미리보는 월드시리즈’로 불렸다. 그만큼 두 팀의 이번 3연전에 미국 언론의 관심이 컸다. 더구나 미국 현지에선 토요일 낮 경기. 자연스럽게 야구 팬들에게도 관심이 증폭됐다.
그런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물론 2회부터 5회까진 실점하지 않고 류현진답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확실한 임팩트를 선보이지 못한 것 역시 사실이다. 류현진은 그동안 미국 전국 생중계서 은근히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5월 29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생애 첫 메이저리그 완봉승을 따냈을 때에도 ESPN을 통해 전국생중계가 됐었다. 6월 25일 샌프란시스코전서 6⅔이닝 8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을 때도 ESPN에 전국생중계가 됐었다. 비록 승리를 추가하진 못했으나 내용은 좋았다.
이날은 전국 생중계 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역시 ESPN이 미국 전역에 생중계한 5월 6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서 6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한 뒤 오랜만에 부진한 모습을 선보인 것. 물론 전국 생중계서 1~2차례 잘 던졌다고 해서 류현진의 미국 내 위상이 급격하게 좋아지는 건 아니다. 1~2차례 부진했다고 해서 류현진에 대한 평가가 엄청나게 나빠지는 것 역시 아니다.
하지만, 전국 생중계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손해를 볼 건 전혀 없다. 과거 박찬호가 FA로 대박을 터뜨린 것도 전국중계서 좋은 모습을 꾸준히 선보였던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없다. 그게 메이저리그 30개구단 관계자들과 미국 각 지역 언론에 좋은 인식을 심어준 게 사실이다. 말 하기 좋아하고, 평가하기 좋아하는 스포츠 천국 미국이다. 류현진은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호투하며 미국 현지에 굉장히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
더구나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에 뛰어든 상황. 미국 전국 중계서 호투가 이어졌다면 신인왕 경쟁에서 탄력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객관적인 데이터에서 경쟁자들을 완벽하게 압도하지 못한 가운데 전국중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신인왕 경쟁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 기회를 놓쳤다. 물론 중계 유무를 떠나서 류현진이 좀 더 좋은 피칭을 선보이면 신인왕 경쟁에서도 좋은 승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전국중계서 패전을 떠안은 건 분명 살짝 아쉬운 부분이었다.
류현진에게 또 언제 전국 생중계 기회가 주어질까.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롱런하고 싶다면. 그리고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언론 관계자들에게 더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면. 전국생중계 호투만큼 좋은 기회도 없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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