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김광현은 완벽했다. 문제는 불펜이었다. 결국 김광현은 자신의 승리가 날아가는 것을 덕아웃에서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김광현(SK 와이번스)은 1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1피안타 5탈삼진 4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7-0으로 앞선 상황에서 물러나 승리투수가 되는 듯 했지만 불펜이 9실점하며 7-9로 패배, 김광현의 11승도 무산됐다.
전날 SK는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KIA와의 경기에서 9회 마무리 박희수가 신종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며 1-2로 패한 것. 4위 넥센과의 승차를 3경기로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무위로 돌아갔다.
만약 이날까지 패한다면 이날 경기가 없는 4위 넥센과의 승차는 4.5경기까지 벌어질 수 있었다. SK로서는 그야말로 벼랑 끝. 여기에 전날 끝내기 패배로 팀 분위기도 좋을리 없었다.
이 때 김광현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김광현은 1회 1사 이후 민병헌에게 볼넷에 이어 도루를 내주며 2루에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이후 김현수를 바깥쪽 직구로, 오재일은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며 1회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2회는 삼자범퇴.
3회에도 안정된 투구를 이어갔다. 선두타자 양의지를 중견수 뜬공으로 막은 김광현은 김재호를 유격수 땅볼로, 이종욱은 152km짜리 높은 속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4회와 5회는 실점 위기를 맞았다. 김광현은 4회들어 제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며 2개 볼넷을 내줬다. 2사 1, 2루. 이어 이원석에게 홈런성 큼지막한 타구를 내줬지만 중견수 김강민이 펜스 앞에서 타구를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5회에는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 1사 1루에서 김재호를 3루수 앞 병살타성 타구를 유도했지만 3루수 최정이 2루에 악송구했다. 이닝이 끝나는 대신 1, 3루로 둔갑한 것.
김광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타자 이종욱을 상대로 기어이 병살타를 기록했다. 2루수 앞 병살타로 막으며 5이닝 무실점. 그사이 소속팀 SK도 정상호의 투런 홈런 등으로 4점을 뽑으며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선두타자 민병헌을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번에도 실점은 없었다. 대타 최준석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김현수의 도루 시도를 포수 정상호가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 했다.
이날 김광현은 최고구속이 152km까지 나온 가운데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골고루 사용했다. 제구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힘있는 투구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투구수는 106개.
김광현은 이날 11승과 함께 팀을 위기에서 구하는 듯 했다. 하지만 불펜이 연이어 무너졌고 모든 것이 물거품됐다. 김광현에게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등판이 됐다.
[SK 김광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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